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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9명의 생명을 앗아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폭발사고도 아니고, 한 밤 중에 일어난 사고도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훤히 보고 있는 사이에 일어난 어처구니없는 참사다.

이번 참사에서 드러나는 몇 가지 문제점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화재 원인은 현재 조사 중이니 곧 밝혀지겠지만 3층 남자 사우나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구출되거나 밖으로 나와 목숨을 구했고 2층 여성 사우나에 있던 20명은 모두 변을 당했다.

2층은 일단 자동 출입문이 열리지 않았고 비상구도 있었지만 입구에 물건들이 가로막아 사실상 비상구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반면 3층 남자 사우나에 있던 사람들은 이발사의 안내로 비상구를 통해 빠져 나오면서 참변을 면했다.

또 1층에서 불이 나 2층으로 옮겨지는 동안 소방차가 출동했으나 인명을 구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바라 본 시간이 있었다.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다.

바로 소방차 진입을 가로막았던 불법 주차 때문이었다. 불법 주차 차량만 아니었어도 29명의 사망자까지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면 가슴을 칠 일이다.

크게 보면 이 두 가지 사유가 이번 인명 피해를 크게 키운 참사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이런 원인을 사전에 예방할 수는 없었던 것인가? 이런 참사를 우리는 이번 제천 스포츠타운에서만 보았던 것인가? 분명 아니다. 우리는 똑같은 화재 참사를 여러 번 경험했다.

그런데 왜 이런 참사가 반복되는 데도 대책은 없는 것인가?

死後藥方文 같지만 다시 짚어야 한다. 먼저 이번 스포츠센터 2층은 ‘셀프 소방점검’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셀프 점검을 그대로 믿었던 소방당국의 책임이 크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전국에 비상구나 비상계단에 비치된 물건이나 비품 등에 대해서 일제 점검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것이 대형 참사를 막는 것인데 실태조사와 단속를 미룬다면 분명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다음은 불법 주차 문제다. 소방차 진입을 막는 불법 주차에 대해서는 전국이 대동소이하다. 국민들의 의식이 가장 중요하지만 ‘설마 화재가 발생할까’하는 안전 불감증이 큰 화를 부르고 말았다는 큰 교훈을 이번 제천화재에서 얻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뿐이다. 돌아서면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미 불법 주차 문제에 대해서 지난 3월 국회에 법안이 제출돼 있으나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 공동주택 등 다중이용시설의 소방차 전용주차 구간 설치 의무화에 에 대한 법안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이런 법만 만들어져 있었어도 이 정도의 참사는 막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이는 분명 국회의 책임이다.

그런데도 국회는 현재 제천화재 사고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티격태격만 하고 있다. 빨리 서둘러 법안 심의에 들어가기를 촉구한다.

정부도 이번 사태를 가볍게 보지 말고 열악한 소방 인력과 장비 보강을 서둘러야 한다.

국회도 더 이상의 정쟁을 그만두고 국민 안전을 위해 관련 법안과 예산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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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1-01 11: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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