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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봄 날씨 속에 전국 곳곳에서 각양각색의 봄꽃 축제가 열리고 있지만, 어린 자녀나 노약자가 있는 가정은 외출을 망설이고 있다. 바로 하늘을 뿌옇게 뒤덮은 미세먼지 때문이다.

3월 하순부터 시작된 미세먼지는 중국의 강력한 유해물질과 정체된 상층 공기,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오염물질이 더해져 연일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누구도 명확하게 제시하거나 추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경우, 차량2부제와 생활캠페인, 노후경유차 운행제한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지만, 중국에서 발생하는 먼지에 대해서는 어떤 대책도 없는 상황이다.

세계경제의 패권을 쥐기 위해 연일 공장을 가동하며 몸집을 키워가는 중국이 한국의 눈치를 볼 리 없는데다, 중국에서 넘어오는 공기를 물리적으로 막을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 역시 중국 눈치보기가 역력하다. 중국에 당당히 항의하지 못하고 국내에서의 미봉책만 제시하는 모습에 국민들의 실망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미온적 대응의 원인은 한국 경제의 높은 중국 의존도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의 24.8%가 중국이었으며 무역흑자도 46.2%로 중국이 과반에 가까울 정도다. 이미 사드 사태로 대중국 무역에 큰 타격을 입은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중국에 강력한 항의를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미세먼지 관련 청원이 600건이 넘게 게시되는 등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은 청원을 기록한 ‘미세먼지의 위험 그리고 오염 및 중국에 대한 항의’라는 게시물은 3월 27일 현재 12만 3천여명이 청원에 동참했다.

이 게시물에는 “환경단체들이 아무리 집회를 열고 국민청원을 아무리 열심히 넣어도 변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제일 일을 해야 할 환경부조차 아무 소리 안하고 대통령 또한 미세먼지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기 때문에 국민들은 불신하고 있습니다. 제발 중국에 대해 항의를 하시고 더불어 산둥반도에 위치한 공장들을 폐쇄하라고 말해 주십시요”라며 청원의 개요를 밝혔다.

또 다른 게시물은 미세먼지를 ‘중국먼지’라고 바꿔 부르자는 청원이 게시되는 등 국민 대다수가 중국으로 인해 미세먼지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당시 ‘사람이 먼저다’라는 말로 국민들에게 큰 신뢰를 얻었다. 하지만 현재 미세먼지 대책은 ‘돈이 먼저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손’ 중국에 쩔쩔 매는 모습이다.

1월 초 환경부가 중국발 미세먼지의 실질적인 저감을 위해 ‘한중 미세먼지 저감 협력’ 공동선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미세먼지 농고가 최고조를 이루는 현재 이렇다 할 성과가 상태다.

군사력과 경제력에서 한국을 압도하는 중국을 상대로 미세먼지를 힘의 논리로 해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중국을 설득하는 동시에 국제 연구를 통한 세계보건기구(WHO) 보고방식, 제재를 포함한 환경협약 등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을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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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3-27 13: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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