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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나 날씨가 어수선하고 흐린 것을 표현할 때 ‘을씨년스럽다.’라고 한다. 이 말의 어원은 을사조약이 있었던 19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을사년 우리나라의 외교권이 일본으로 넘어가 당시 무척이나 음울하고 분위기가 뒤숭숭해서, 날씨가 좋지 않거나 마음이 불편할 때 ‘을사년처럼 좋지 않다.’는 표현을 하게 됐고 그것이 변해 ‘을씨년스럽다’가 되었다. 1905년 을사년에 우리 민족의 감정이 얼마나 통탄스럽고, 우울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1905년 11월 17일 을사조약 전후에 많은 지식인들이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며 자결을 했고,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이룰 때까지 수많은 분들이 독립을 위해 일제에 항거하다가 순국했다.

이러한 순국선열들의 희생과 공헌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 자주독립의 기치를 우리 민족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알리기 위해 1939년 11월 21일 대한민국임시정부 임시의정원은 11월 17일을 ‘순국선열공동기념일’로 제정했으며, 1997년 5월 9일에 국가기념일로 승격되었다.

우리 선조들은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라던 유관순 열사처럼 국내외에서 국권침탈을 반대하고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기꺼이 희생하셨다. 이처럼 자신의 목숨보다 우리나라의 국민, 영토, 글, 정신들을 더 소중히 여긴 많은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는 일본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자유와 번영을 누리며 살고 있다.

우리는 일본 식민지였던 36년간의 아픈 역사를 가슴 깊이 새겨 대한민국이 다시는 다른 나라로부터 국권을 위협받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굳건히 대비하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데 힘을 결집함으로써 순국선열들에게 보답해야 할 것이다. 그와 더불어 이러한 숭고한 순국선열들의 정신을 온전히 후대에 전하는 것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

17일 순국선열의 날이 며칠 남지 않은 지금,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신채호 선생의 말씀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이번 제74회 순국선열의 날이 우리 모두에게 역사가 주는 교훈을 항시 간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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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11-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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