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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진리가 내일의 허위일수도
전능의 신 제우스가 인간과 동물을 만들어 보라고 프로메데우스에게 명령을 내렸다. 만들다 보니 인간보다 동물의 수가 더 많아졌다. 그러자 제우스는 짐승 수를 줄이고 사람 수를 늘리라고 다시 프로메데우스에게 명령했다. 프로메데우스는 이미 만들어진 짐승중의 일부를 부수고 인간으로 바꿔 놓았다. 이리하여 모습이나 마음이나 다같은 사람과, 모습은 인간이지만 마음은 짐승인 사람의 두가지가 되었다.

■ 인간의 수명은 20년
이렇게 탄생한 인간의 수명은 처음에는 20년이었다. 그것을 인간은 늘 불만스레 여기고 있었다. 때마침 겨울이 되자 추위를 견디다 못한 말이 인간에게 와서 겨울을 나게 방 하나를 빌려 달라고 부탁했다. 인간은 너의 수명 중의 얼마를 내게 나눠 준다면 방 하나를 빌려 주겠다고 말했다.

말은 이 흥정을 받아들이고 수명 중에는 15년을 떼어 주었다. 그 다음에 소가 와서 똑같은 부탁을 했다. 인간은 말과 똑같은 조건으로 소에게 방을 빌려 주었다. 마지막으로 찾아온 개에게도 똑같은 조건으로 방을 빌려주었다. 이리하여 인간의 수명은 65세가 되었다. 그후부터 인간의 원래의 수명인 20년 동안은 선량하게 살지만 말한테서 받은 나이가 되면 남을 지배하려 들고 개로부터 받은 나이에 이르면 잔소리가 많아지고 화도 잘 내게 되었다.

셰익스피어는 ‘마음 내키는 대로’라는 희극에서 인생을 다음과 같이 7단계로 나누었다. 세상은 모두가 하나의 무대, 인간이란, 남자나 여자나 한낱 어릿광대에 지나지 않는다. 모두가 그 무대에 등장 했다가 7막을 연기한 다음에 퇴장한다. 다음에는 가기 싫은 학교에 억지로 다니는 학생이 되고 그 다음에는 애처럽게 연가나 부르는 연인 노릇을 한다. 다음에는 싸움을 좋아하고 물불을 가리지도 않고 명예욕에 불타는 군인이 된다고 했다.

■ 인생은 어리석음의 연속
5막째에는 뇌물로 아랫배가 튀어나오고 그럴싸한 격언을 뇌까리며 위엄부리고 그러면서도 제법 자기 일에는 열심인 재판관 노릇을 한다. 그러다 6막에 들어가면 몸에 맞지도 않은 젊었을때의 옷을 걸쳐 입고 허리에는 돈주머니를 꿰찬 얼룩진 늙은이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마지막 막에서는 노망하여 눈도 안 보이고 이빨도 없는 어린애로 되돌아 가는 것이다.

사람의 인생이란 이처럼 어리석음의 연속이다. 인생을 한껏 100세로 늘려 잡는다해도 여기서 어린 시절과 노인시절을 빼면 정말로 인간다운 삶으로 여길 수 있는 것은 50년이다. 여기서 잠자는 시간과 밥 먹는 시간들을 뺀다면 25년 밖에 안 남는다. 여기서 또 병이나 걱정꺼리로 빼앗기는 시간들을 빼면 10여년밖에 남지를 않는다. 그나마 그 짧은 동안에도 자기가 죽은 다음의 명예까지 생각해야 한다니 인생처럼 고달픈 것도 없다. 전국시대 양주楊朱의 넋두리다.

그 짧은 동안이나마 제법 슬기롭게 잘 살수 있는 것도 아니다. 장자莊子는 “나이가 50이 되어서야 겨우 지난 49년 동안의 잘못을 깨닫게 되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세상만사는 모두 변한다. 오늘의 진리가 내일의 허위일수도 있고 오늘의 부정이 내일의 정의로 둔갑하는 수도 있다. 그런 속에서 올바른 삶의 길을 지켜나간다는 것처럼 어려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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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3-12-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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