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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LH, 묻지마 택지개발에 분양장사까지 - 임대수는 줄이고 평수는 넓히고 공공이익보다 분양장사에 눈먼 LH
  • 기사등록 2014-02-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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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금 전액을 정부가 출자하여 설립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 국민주거 안정과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하여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그러나 2013년 상반기 현재 부채규모 142조원으로 우리나라 공기업 총 부채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부채의 핵’으로 주목 받으면서 방만경영 공기업 1순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LH의 이러한 방만경영은 택지개발의 잘못된 사업계획이 초래한 결과로, 이를 만회하기 위한 실적채우기식의 무분별한 난개발과, 수익창출을 위한 분양장사로 이어져 해당지구 주민과 산업계의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부산시 사하구 구평동 봉화산 중턱, 산 허리를 잘라 조성한 223,665㎡(68,000평) 부지는 1995년 택지개발 지구로 지정되었으나 16여년간 방치되다가, 2011년부터 복성산업개발이 시행사로 지정된 이후, 2,874세대의 대단지 아파트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인근 철강업체인 YK스틸은 해당부지가 대단지 주거부지로는 부적절하다며 아파트 건립을 반대하고 나섰다.

택지개발 사업 타당성 검토 부족


  해당부지는 철강업체 YK스틸㈜의 232,117㎡(70,000평) 부지와 항만도로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을뿐 아니라, 교통, 학교, 문화시설 등 주거기반 시설이 부족해 대단지 아파트 건립부지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YK스틸은 고철을 재활용하여 철근을 생산하는 철강회사로, 제강공정 과정에서 분진이나 소음은 불가피 하게 발생하며, 법정 요건을 만족시킨다 하더라도 5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거주하는 3,000세대 아파트 입주민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대단지 아파트라는 메리트를 믿고 들어온 입주민은 주거지역과 멀지 않은 곳에 자리잡은 철강회사가 원망스러울 것이고, 이는 집단민원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이와 같은 대단지 아파트 입주민과,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하는 철강회사의 임직원과 가족들의 갈등은 공단 배후 지역에 들어선 대단지 아파트의 사례로 보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김흥남 부산시의원은 2013년 11월 시정질의에서 “구평동 택지개발 해당부지는 YK스틸 뿐만 아니라 조선소, 냉동공장 집결지로 소음과 분진, 악취가 연일 끊이지 않는 지역으로, 주거 지역으로 적합하지 않다”며 “구평동 택지개발은 결국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이어지거나, 혹은 외국계 투자기업이자 향토기업인 YK스틸의 이전이 불가피하거나, 둘 중 하나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파트 출입구와 이어지는 왕복 4차선 항만도로는 평소에도 감천부두로 오가는 컨테이너 트레일러와 화물 트럭 등 교통량이 많은 편인데,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온다면 출퇴근 시간 아파트 출입구를 중심으로 도로가 마비될 가능성이 있어, 교통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감사원은 매년 LH의 택지개발 및 도시개발사업과 관련, 부적절한 사업추진 내용을 지적하면서, 체계적인 개발시스템의 부재를 강조해왔다. 특히 감사원은 2013년 ‘서민주거안정시책 추진 실태’ 보고서를 통해 “충분한 수요조사나 실현가능성 등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 없이 무리하게 사업계획을 수립하거나 사업지구를 선정하여 사업 추진과정에서 사업이 중단, 지연, 왜곡된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매년 진행되는 국정감사에서도 LH의 사전검토 및 사업추진 결정 등에 대해 지적을 받아왔다.

실적 위주 밀어부치기식 묻지마 착공

  LH의 무분별한 난개발 사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는 공사실적 채우기에 급급한 LH의 주먹구구식 사업진행으로부터 빚어진 일이다.
  오랜 기간 방치됐던 구평동 택지개발 사업의 추진을 위해, LH는 자금난을 겪던 한라주택의 뒤를 이어 2011년 6월 복성산업개발㈜를 시공사로 지정하고 본격적으로 택지개발을 강행했다. 그러나 2010년 11월 설립된 복성산업개발은 시공사 지정 당시 설립된 지 일년도 채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시공 및 시행실적이 전무한 신생업체였다. 더욱이 감사보고서에 의하면 2012년 말 기준 복성산업개발의 부채비율은 86,741%로, 재무상황이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성산업개발이 택지개발 시공뿐만 아니라, 아파트 건립공사의 시행을 맡게 될 경우, 부실 및 날치기 공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김흥남 의원은 “2008년 YK스틸이 공장이전을 결정했을 때 당초 계획대로 택지개발을 추진했다면 YK스틸은 공장을 이전했을 것”이라며 “YK스틸이 이전을 취소하고 기존 공장에 대한 설비투자를 결정한 이후에서야 택지개발을 본격 추진한 것은 실정을 무시한 LH의 ‘묻지마’ 사업추진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YK스틸은 2009년 3월에 부산시에 투자계획서를 제출하고 공장이전 계획을 밝히고, 2009년 7월 부산시와 공장 부지 공급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2010년 10월 건설경기 악화에 따른 재정상황 등으로 이전계획을 취소하는 한편, 2011년 초부터 기존 공장에 약 700억원을 투자, 설비합리화 공사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전까지 방치되던 구평동 택지개발 부지는 2011년 6월, LH가 시공사를 기존 한라주택에서 복성산업개발로 변경하면서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LH는 임대주택 및 근로자주택 등 소형평수를 분양이 용이하고 수익성이 보장되는 중형 위주로 변경하는 한편, 층수도 높이기 위해 택지 및 개발계획변경을 부산시에 요청한 상태로, 공공이익을 위한 구평동 택지개발이 민간 시공사의 이익을 위한 택지개발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공공이익보다는 분양장사에 급급

  최근 감사원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LH의 수요예측 실패로 최근 9년간 97만 호의 주택이 과다 공급돼, 이로 인해 미분양 사태가 야기됐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소가족화 및 고령화 추세에도 불구, 중대형 위주의 주택이 공급된 것을 지적하면서 향후 소형주택 부족 및 대형주택의 미분양 사태, 노약자의 주거안전 악화를 예상했다. 특히, 저소득층을 주거안정이라는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 정부예산을 지원받아 운영되는 LH가 분양위주로 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H는 구평동 택지개발 지구와 가까운 사하구 신평동 11만㎡ 부지에 국민임대아파트 1,400세대를 짓기로 한 기존의 계획을 변경하여 세대수는 900세대로 줄이고 평형은 키우는 한편, 일반분양으로 사업을 변경하여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서민주거 안정이라는 공익사업의 취지가 훼손되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뿐만 아니라, LH는 구평동 택지개발과 관련, 60㎡ 이하는 2,227세대, 60~85㎡는 647세대를 공공임대와 사원주택 등으로 짓겠다는 기존 계획을 바꿔, 60㎡ 이하는 1,131세대로 줄이고, 60~85㎡는 1,743세대로 늘리는 한편, 용적률은 190~220%에서 250%로, 아파트 층수는 22층에서 30층으로 변경하는 한편, 임대는 1,075세대에서 766세대로 줄이는 대신 분양을 1,799세대에서 2,108세대로 늘려 택지개발계획을 변경하겠다며 부산시에 승인을 요청, 지난 1월 29일 택지개발 변경계획이 승인됐다. 한마디로 서민들을 위한 소형 임대아파트 보다 이익이 남는 중형 분양아파트에 더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임대에 따른 관리부담은 줄이고, 수익은 높이기 위해 평수를 넓혀 일반분양 아파트로 변경하는 것은 LH의 분양장사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라며 꼬집었다.

국민혈세 국민공익으로 돌아와야

  구평동 택지개발 부지는 택지개발 실적달성에 급급한 LH와 자금난에 허덕이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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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견(총 5 개)
  • guest2017-11-20 12:02:22

    그러한 곳에도 사람이 살아 왔고 앞으로도 살것입니다.
    작은 소리에 꿈쩍도 안하고 많은 이들의 큰 소리에 놀라는 척 하지 마십시요.
    YK는 이제까지 법규 어기면서 돈 벌었으니 이제 법 지키면서 일하시라구요.
    그리고 주민 위해 일하시라고 뽑아 드린 모든 분들 제발 사람이 사는 살 수 있는 곳이 되게 만들어 주세요.

    0 0
  • guest2017-11-19 13:11:37

    뭐냐? 그럼 대단지 아파트가 안들어오면 소음 분진 각종 불법을 저지르는 yk는 괜찮은거냐? 합법적인거냐?

    3 0
  • guest2017-11-19 10:44:26

    시의원에 말도안되는 논리가 정말 누구를 위한것인가?

    1 0
  • guest2017-11-18 22:02:00

    기자님
    똑바로 알고 기사 좀 쓰세요.
    기존에 있던 아파트및 주택가에 철강회사가 알박기 한게 잘한것입니까?

    3 0
  • guest2017-11-18 18:49:22

    이 기사의 논점은 도대체 무엇인가요??
    이쪽도 잘못이고 저쪽도 잘못이단말은
    지나가는 개도 하겠다 !
    지금 5천만인구가 살고있는집중에
    개발없이 처음부터 짠 하고 있었던게 있더랍니까?참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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