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올해도 어김없이 많은 연구기관에서 국내 및 세계경제전망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원래 전망이나 예측은 잘 안 맞는 것이 특징이라는 자조적인 얘기도 있지만 특히 올해의 경제전망은 더욱 어려울 것 같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가 회복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는 하나 그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그 이전의 위기가 너무나 큰 위기였기에 그렇게 쉽게 수습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2007년 리먼 브라더스 사건과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건을 겪으면서 미국이 커다란 금융위기에 봉착했을 때 전 FRB의장인 그린스펀은 이 위기는 1세기에 한번 올 듯 말 듯한 커다란 위기라고 말한 바 있다. 

그 후 버냉키의 양적완화 정책을 통한 무제한의 유동성 공급으로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고는 있으나 조그만 경제지표 변화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 아직 신뢰할만한 경기회복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양적완화란 용어 앞에는 비정통적(non-orthodox)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이는 양적완화 정책이 평상시에는 쓰지 않는 비상시의 통화정책이라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공개시장조작을 통한 단기금리를 조정함으로써 경제상황을 통제해 왔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제로 금리에 가까울 정도로 금리가 내려간 상태이므로 더 이상 금리정책을 통하여 경제를 컨트롤할 수 없다. 그래서 장기채권시장에 뛰어들어 국채뿐 아니라 주택저당채권(모기지증권)까지 사들임으로써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게 된 것이다. 원래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에게 돈을 빌려 줄 때 국채를 담보로 하여 돈을 빌려주지만 이번에는 신용도가 떨어지는 모기지증권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었다. 이는 미국 금융권의 신용경색과 금융위기가 그만큼 심각했다는 증거이다. 

비록 경제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연일 보도되는 매스컴에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여 본 사람이라면 지금 세계경제가 극심한 불황과 불안정속에 싸여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으리라 본다. 미국경제는 양적완화라는 극약을 처방하여 다 죽어가는 경제를 겨우 살려놓은 상황이며, 잃어버린 20년으로 지칭되는 일본은 오래된 디플레이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럽은 PIGS 국가를 중심으로 재정위기가 불거져 국가 부도위기까지 몰렸으며, 아르헨티나 등 남미국가나 인도, 터키,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정책에 외환위기를 맞을 상황이다. 기대했던 중국마저도 최근 들어 성장률이 8% 이하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세계경제의 구원투수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의 경제가 한군데도 성한 곳 없이 모두 위기에 몰려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자본주의 역사상 보기 힘든 경우였다. 모두 다 쉬쉬하며 다 잘 되 갈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정말 그 말을 믿어도 될까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어느 한 군데라도 구멍이 나면 그 여파는 세계전체로 퍼질 것이다. 

위기에 처한 나라는 한결같이 무제한 돈을 풀어 임시처방을 해 놓고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다 잘되 갈 것이라고 한다. 모든 것이 돈을 풀어 땜질만 하면 원상회복이 되는 것인가? 경제는 그런 것이 아니다. 실물이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금융의 힘만으로 경제를 회복시키기는 어렵다. 과연 세계경제가 살아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단기간에 쉽게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장기간의 불황을 감내할 체력을 비축할 시점이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14-02-26 00:00:00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오늘의 주요뉴스더보기
부산은행
부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동양야금공업
원음방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