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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이 주는 선연한 빛깔을 눈에 담는다. 두 손을 공손하게 감싸 도공의 혼으로 태어난다기의 불 기운을 살포시 느낀다. 격불로 연초록 기포들이 살아 움직일 때, 우주를 통째로 들이킨다.
입 안 가득 부드럽고 파릇파릇한 새 생명의 이야기가 주절주절 얘기를 건네며 미감을 더한다. 한 순간 숲 속 피톤치드의 상쾌함처럼 맑고 푸른 향기가 혈맥을 따라 진하고 순하게 퍼진다. 우주 법계, 삼라만상의 원융한 기운들이 온 몸 가득 행복감으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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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일상에서 한 잔 차로 삶을 재충전 시킬 수 있는 생활 속 힐링! 그 살폿함의 위신력을 빌딩 숲 속에서 한 껏 느낄 수 있었던, 부산차인연합회 창립25주년 기념 ‘부산다도문화축제’가 지난 28일(토) 벡스코 컨벤션홀 3층 301호에서 열렸다.
이날 청향회 허충순(부산차인연합회 명예회장)은 축사를 통해 “혁명도 처음에는 어느 한 사람 가슴속의 생각이었다”라며 “정신문화의 진수인 차문화가 면면히 부산이 중심인 것은 숭배하는 선고 다인과 나타내지 않고 은근하게 차정신을 지켜내는 진정한 차인들이 다심을 이어와 어느 덧 25주년이 되었다”고 말했다. |
아울러 “부산차인연합회는 역사와 전통문화 맥을 이어가는 순수한 한국 차문화의 산실로 선도적인 역할을 해 온, 규범과 예도를 올곧은 품성으로 수련하고 있다”며 “지난 20주년부터 차문화에 공헌이 지대한 대한민국 차인을 추대해 그 공적을 기리는 한국 다도의 노벨상 ‘부산차인문화상’을 제정, 올해로 제6회째를 맞았다”며 “차인들에게 귀감이 되는 자랑스러운 일이다”라고 했다.
자랑스런 역대 수상자로는 제1회 황수로, 제2회 배혜경, 윤석관, 제3회 故 김윤태, 제4회 김동길, 제5회 허충순, 제6회째인 올해는 이 시대 최고의 다승 (사)한국차인연합회 박권흠 회장과 제주 관향다회 김지순 회장이 수여했다.
이밖에도 김학기(부산차인연합회 회장)의 “삶은 한 잔 차와 같다”는 대회사를 비롯해 새향기 이사장 정여 스님의 “한국 차 문화는 그대로 아름다움이고 예술이다. 다선일미의 정신은 요즈음처럼 물질로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는 시대에 감로수와 같은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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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의 맑고 수수함이 나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분들의 마음을 향기롭게 해 준다. 차를 통해서 우리 주변을 아름답게 수 놓아가시는 차인연합회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차인연합회 25주기 행사를 거듭 축하드리며, 보혜스님(부산차인대학 총장)의 차의 원력과 임원 여러분들의 노력에 거듭 감사드린다. 부처님의 따뜻한 자비광명이 함께 하기를 합장으로 축원한다” 라는 ‘차인의 향기’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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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의회 김석조 의장은 “일찍이 차를 가까이한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는 ‘차를 마시는 민족은 흥한다’고 했다. 차를 마시는 것은 개인의 건강과 정신수양에 좋을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맑고 건전한 사회를 유지하는데 가장 유용한 음식문화이다. 한국 전통 차 문화는 차 뿐만아니라 다기, 다식, 한복, 예절이 함께 어우러진 종합문화로서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자 다례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고,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키우는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다. 우리 조상들의 소중한 유산인 전통 차 문화를 소중히 계승. 발전 시키기 위해 차를 사랑하는 차인 모두의 지혜를 모아 우리 전통 차의 대중화, 세계화에 나서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장은 “아름답고 품격 높은 문화도시 부산을 대표해 온 부산차인연합회가 앞으로도 더욱 왕성한 활동 펼쳐나가길 기대하며, 차를 사랑하는 많은 시민 여러분의 참여 속에 이번 축제가 성공적으로 치러지길 기원한다”라는 ‘차문화는 문화적 자산인 동시에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다’라고 축사를 했다. 이날 문화축제 행사 진행은 부산차인연합회 조준석 사무처장이 맡았다.
한편 벽면 가득 걸개 시(詩)로 행사장을 시향(詩香)으로 물들인 (사)여성문학인협회 정영자 이사장은 축사를 한 후, 그 특유의 여장부적 세련된 기질로 부산 강서구 흙사람 소담재 허경혜 선생 댁 주변 강가에 자생하는 부들 울타리로 자연 찻자리를 마련해 놓은 곳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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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를 위해 옻 올라 가면서 가마에 차그릇을 특별히 구웠다는 검은 옻칠 다기에 초록빛깔 말차를 격발해서 마시며, 다도(!)의 멋스러움에 한 껏 취해 오랜만에 지인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담소를 즐겼다. 여기에 서구 토성동 거주, 동명대 불교문화학과 3학년 차인욱(총대)군이 행사장을 찾아 우리 전통의 격조 높은 차 문화를 만끽하며 차 예술에 매료됐다.
또한 죽로다회 윤석관 고문은 원로의 품격으로 자리를 지켰다. 추전 김화수 선생은 올해도 ‘더위야! 물렀거라’ 대나무 부채그림을 선보이며 예외없이 행사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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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김해시 생림의 ‘선곡다원’은 제다실습을 비롯해 차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직접 시연해 관람객들의 호응도를 높였으며, 김해 차사발 ‘지암요(안홍관)’ 전시에 관람객들의 관심이 쏠렸다.
특히 부산차인연합회 최해룡 부회장의 사회로 숙우회 선각스님의 ‘번기’ 선차 및 정심림, 최미화 선생을 담임으로 한국다도협회 혜화지구 ‘접빈다례’ 무대시연이 펼쳐져 관람객들의 눈부신 각광을 받았다.
연잎밥 오찬에 이어 이순우 해설로 이두선, 이덕오, 강미숙, 김정하, 장현숙, 강점미, 강필숙의 전차다례시연 및 송남수 해설로 고정현, 정혜경, 김도희 시연의 ‘중국황실다도(중국황궁다도약식)’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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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위해 석조 삼세불 보물 제1824호에 빛나는 역사 문화가 살아 숨쉬는 천년고찰 원효성지 ‘장안사(주지. 정오)’ 및 대한민국 최고의 서점 ‘K_BPI 한국브랜드파워’ 기업 <영광도서>를 비롯해 밀양의 길성도예, 현정요, 능인향당 등 차를 사랑하고 차와 연관된 수 많은 곳의 협찬은 행사를 더욱 빛나게 했다.
‘부산차인연합회 창립25주년 기념 제9회 부산다도 문화축제’ 후원은 부산광역시, 김해시, 하동군, (사)부산여성문학인협회, 기장청량사, 신정희요, 청향회, 다경상사, 비가비한복, 규리에셋, OPS, 전윤숙 소아청소년 전문의원 등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