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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여왕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월에는 가족을 챙기고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길 수 있는 기념일들로 꽉 차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정부가 5월6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해 많은 가족들이 함께 도란도란 정을 나눌 수 있도록 했다.

 

5월은 자칫 소홀해 질수 있는 우리 아이들의 안전과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아이들만의 날 5월5일 ‘어린이날’, 가족만을 위해 늘 희생하며 뒷바라지를 해온 우리 부모님의 은덕을 잊지 말고 기리라는 5월8일 ‘어버이날’,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을 담아 이날만은 하나가 되라는 5월21일 ‘부부의 날’... 이밖에도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5월15일 스승의 날‘, 또, 성인이 된 것을 기념하는 5월16일 ‘성년의 날’ 등 많은 기념일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기념일을 다 챙기자니 허리가 휘청거린다는 어느 주부의 넋두리가 어쩌면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실로 요즘같이 핍박한 가정경제에는 5월이 치명적인 달이기도 하다. 이들도 챙겨야 되고 부모님, 부부간, 그리고 스승님까지 두루 챙겨야 하니 ‘어이쿠야’ 소리가 절로 나온다.1년에 한 번 밖에 없는 이런 좋은 날의 의미가 경제적으로 심적으로 부담을 느껴 차라리 없는 게 낫다는 불만이 빗발친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아니 어쩌면 이미 오래전부터 변해 있었는 줄 모른다. 저 출산 고령사회가 되면서 가족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1인 가족이 꾸준히 늘면서 소가족이라고 해도 아이를 한두 명밖에 낳지 않는 요즘의 가족 구성에서 자란 아이들은 한편으로는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요즘의 노인들 역시 참으로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온다. 젊은 자녀들은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키우느라고 등골이 휘는데 부모들은 자신을 위해 손*자녀를 돌보는 일에 관심이 없다고들 젊은 층들은 투덜거린다.

 

손*자녀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나이 들어 손*자녀를 돌보는 일로 자신의 남은 삶을 망가뜨리기는 싫다고들 한다. 물론 모든 노인 분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아마 ‘오면 반가운 게 손*자녀들이지만, 가면 더 반갑다’는 우스개 소리도 그런 의미일 것이다.

 

때는 백세시대다. 건강 나이가 늘어남에 따라 노인이 되어서도 자기개발을 하면서 바쁜 시간을 보내는 노인을 보면 한편으로 참 좋아 보이기도 한다. 젊은 시절 바빠서 혹은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못해본 것들을 이제라도 해보면서 편히 지내고 싶다는 욕구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자식이든 손*자녀든 누구로부터도 방해 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현실적으로 우리들의 사회 모습은 다르다. 이제 자식들로부터 돌봄을 받아야 하는 많은 부모들은 당신들의 부모를 모시고 살았고, 자식들에게 모든 것을 다 주었다. 내 부모를 돌보았듯이 당연히 자신의 아이들이 자신을 돌볼 것이라는 기대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다르다. 이러한 사고 자체가 바로 착각이란 것이다.

 

이러저런 이유로 예견치 못한 노후 준비로 이즈음의 노인네들은 돌봄의 사각으로 몰리고 있다. 내가 정성드려 키운 자식들로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세대가 된 것이다. ‘내 몸 가누지 못해도 절대로 자식에게 기대지 않겠다’면서, ‘요양원에 가면 되지’라는 어느 노인 분의 푸념 섞인 소리에 마음이 아프다.

 

어쩜 정부가 노인에 대한 돌봄이 완벽히 준비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실 우리의 옛날 세대들은 보릿고개를 넘기면서 당신의 자식들이 행여 굶을까봐 자식들 배 채우기에 긍긍했다. 그런 세대를 살아온 작금의 그들의 주름진 얼굴을 보면 가슴이 짠하다.

 

하지만 요즘의 젊은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노인들의 처지가 여러모로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만큼 사고의 깊이가 다르고, 시대적 변화된 공간에서 쉬이 납득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한번만 더 당부하고 싶다. ‘당신도 늙습니다. 당신도 아버지가 되고 엄마가 됩니다. 당신의 미래는 아직은 안녕하신지요.’라고...

 

서로 껴안고 오붓하게 사랑하고, 아웅다웅하면서 사는 게 가족이다. 허리를 졸라매고 자식들 입에 먹을 게 들어가면 엄마는 배고픈 줄 모른다. 서로가 울타리가 되고 서로를 보담아 아끼는 게 가족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오래된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동구밖까지 나와 손*자녀를 보내면서 헤어짐을 아쉬워하고, 할아버지 품에 안겨 어리광을 부리던 오래된 우리의 가족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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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05-09 14:5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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