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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헌의 東西南北] 성인친화적 평생학습기관으로서의 대학의 기능과 역할
  • 기사등록 2017-08-11 15: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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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헌 본지사장/논설위원.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나이 들어 대학을 다니는 사람에게 ‘만학도’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불렀다.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에 입학하든지, 결혼을 하고서 대학을 다니면 학우들로부터 “큰형님” 소리를 들으며 중늙은이 취급을 받고서 열외 당하기가 일쑤였는데, 하물며 40~50세에 대학을 다니면 오죽했으랴!

그러나 점차 평생교육에 대한 개념의 확립과 평생학습용어의 보편화에 따라 만학도 라는 말이 사라지고 “성인학습자”, “평생학습자”로 자연스럽게 대체되어 가고 있음은 대학이 평생학습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과 기능변화의 사회적, 시대적 요구 부응의 자연스런 변화모습으로 성인 친화적 대학평생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인생 100세를 바라보는 현시점에서 사회구성원의 지식수준과 글로벌 경쟁사회에서의 국가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측면에서 대학평생학습의 역할은 더욱 중요시 되고 있다. 특히 대학은 학습에 필요한 인적, 물적, 지식 정보자원이 집중되어 있어 성인학습자들에게 높은 선호도와 함께 학습효율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학제도의 역사가 깊은 나라들은 그동안 성인학습자를 위한 다양한 교육정책과 활동을 전개해 왔다. 영국정부는 평등한 고등교육기회를 제공해 사회통합과 국가경쟁력을 높이고자 고등교육 참여율이 저조한 성인학습자, 여성, 장애인, 노동자 계층의 참여를 확대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일본은 대학입시에 ‘사회인특별전형제도’를 도입하고 성인 학습자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야간, 주말강좌개설, 새틀라이트캠퍼스 등 다양한 제도를 실시해 오고 있다. 핀란드의 경우 일반대학과 폴리테크닉에 성인학습자를 위해 개방대학, 계속교육센터 등을 설치하고 있으며 정규과정에 등록한 성인학습자에게는 수업료지원 외에 ‘성인교육보조금’을 제공해 주고 있다.

대학의 평생교육역할에 대한 기대와 요구가 높아지고, 각국에서 다양한 사례들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최근 대학에서 교육받고 있는 성인학습자 수는 증가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대학 학생 수에 비해 매우 적은 사항이다. 계속학습차원에서 성인학습자들은 대학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고 대학은 출산율 감소에 따라 정원확보라는 내부적인 과제를 안고 성인학습자들에 대한 개방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은 성인학습자 친화적 대학을 기대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성인학습자를 입학자원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대학 체제구조를 변화시키기 보다는 학점은행제도, 시간제등록제, 산업체연계과정, 계약학과제 등을 통해 부분적으로 대학을 개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대학의 평생학습이 주로 대학부설평생교육원에 한정해 추진돼 온 것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최근 국가수준에서 ‘대학평생교육활성화’ 정책을 확대하여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많은 부분에 있어 제한적이다.

베이비붐 시대의 은퇴와 그 사회적 파장으로, 향후 10년간 베이비붐 세대를 포함한 40~50대의 은퇴가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곧 노동인력감소와 노후준비미흡으로 사회문제가 가시화 될 수 있음을 우려하게 만든다. 퇴직을 앞둔 50세 전후의 기대 여명이 약 30년 이상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생애주기모형과 생애재설계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대학평생교육체제를 성인학습자와 지역사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현재 대학의 성인학습자 참여현황을 살펴보면 ‘대학평생학습 활성화 사업’을 통해서 성인학습자 비율을 제고시켜 왔으나 아직 선진국(영국40%, 미국39%)에 비하면 미흡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40~50대 학생 수는 4.79%이다. 인생 100세를 살아가는 성인학습자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대학은 여전히 20대를 위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학은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성인학습자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하며 대학평생학습 참여에 있어 무엇이 장애요인인지, 이에 대한 극복을 위해 어떠한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또한 대학은 성인학습자의 대학평생학습결과 활용을 실제화하기 위해 지역사회에서 요구되는 직무관련콘텐츠를 전문성있는 교육과정으로 개발해야 하며, 동시에 성인학습자 자립역량강화 및 사회공헌확대를 위한 지역네트워크 조성이 이뤄져야 한다.

대학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그 지역의 평생학습관, 학습정보센터, 고용정보센터 등 각종 평생교육시설의 프로그램과 수요처를 연계하는 네트워크 허브기능을 담당해 주어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적 환경변화에 대응해 대학을 통한 평생학습 전략적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대학이 기존의 학령기 학생중심의 교육체제에서 벗어나 입학전형, 학과, 정원, 교육과정, 학사운영, 교원인사, 학생복지 등 대학체제 전반을 성인학습자 친화적으로 조성해 나가며 그 결과가 지역사회에 환원되도록 적극적인 체제 개편이 이뤄지도록 추진돼야 한다.

대학이 전통적인 학생인 20대 초반의 젊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문중심 상아탑을 유지해 온 것으로부터 성인학습자들에게 평생교육원을 통해 비정규과정을 개방하고, 점차 학위정규, 비정규과정 등을 개방함에 따라 성인학습자들의 대학평생학습 참여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학은 여전히 성인들의 대학평생학습 참여의 벽은 높기만 한 것은 인생 100세를 살아가는 성인학습자들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대학평생학습체제가 준비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성인학습자들은 지역주민이며 동시에 지역자원이다. 지역사회에 기반 대학의 역할 부재인 상태에서는 학습한 결과를 지역에서 활용하기 어렵다. 성인학습자는 지역주민임으로 대학은 지역사회 기반 대학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평생교육현장에서 지방정부조직과의 협력 및 파트너십구축 측면이 교섭력과 이해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대학의 지역사회공헌은 궁극적으로 지역의 필요와 요구에 맞는 전문교육기회를 제공하고 그 결과가 다시 지역사회에 환원 될 수 있도록 하는데 의미가 있다. 성인학습자들은 타기관보다 대학을 신뢰로운 평생학습기관으로 인정하고 더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으므로 대학은 성인친화적 평생학습기관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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