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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지난달 28일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300인 이상 기업과 공공 기관은 오는 7월부터 법정 근로시간이 52시간이 된다.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회사는 더 많은 근로자를 고용해야 하기 때문에 고용 창출의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근로자들의 임금은 줄어들지만 여가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법안이 통과 되자마자 여기저기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아우성이다. 주당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급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줄어들게 되면 월평균 13.1%의 급여가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근로자 급여체계가 기본급은 적고 수당이 많은 체계다 보니 야근이나 시간외 근무 수당 등이 급여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법정 근로시간만의 근무로 한 달 70~80만 원이 줄어들게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근로자들은 조금 더 일하더라도 급여를 많이 받는 것을 원하기 때문에 당장 주머니가 얇아진다는 것에 불만이 많다.

그렇다고 이번 개정법이 기업들에게는 큰 덕이 되는 것도 아니다.

특히 사업 구조상 초과 근로가 많은 사업장들은 더 난리다.

월급을 더 준다고 해도 사람구하기 어려운 사업장일수록 이번 개정법으로 인해 사업주들의 걱정이 크다. 근로시간이 줄어들게 되면 생산직 근로자들을 추가로 채용해야 되는데 일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업체 대표들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에 이어 근로시간 단축까지 시행을 앞두고 머리가 아프다는 이야기가 터져 나오고 있다.

벌써부터 공장을 외국으로 옮기는 계획을 세우는 중소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저 임금 인상보다 근로시간 단축의 충격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이 주는 충격을 어떻게 완충할 건지에 대해서도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물론 근로자들의 ‘저녁이 있는 삶’도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근로시간이 최장 시간인 우리나라의 현실을 모두가 다 알고 있다.

그런데 당장 우리나라 근로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잔업을 해야만 생계가 유지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은 임금이 줄어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경제단체들도 근로시간 단축법안은 중소기업 현실을 외면한 것이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제단체들은 근로시간 52시간 단축 시 고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정규직으로 인원을 채울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근로자 소득감소와 기업의 인건비 상승부담 등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영세 중소기업들에게는 인력공급 대책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

우리 근로자들은 아직까지 ‘저녁이 있는 삶’ 보다는 ‘내 집 마련을 위해서 몸이 힘들더라도 더 일하고 싶은 것’이 현실인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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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3-05 07:3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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