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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명리학자. 역사소설가어느 날 장님 네 사람이 정자나무 밑에서 바람을 쐬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코끼리를 몰고 오면서 큰 소리로 “비키시오! 코끼리가 옵니다!“ 하고 외쳤다. 그러자 한 장님이 ”코끼리가 도대체 어떻게 생겼는가 우리 좀 만져나 보세“ 하고 의견을 제시했다. 다른 세 장님도 ”옳소, 만져보면 금방 알 수 있겠지“ 하고 동의했다. 그들은 코끼리를 몰고 오던 사람에게 요청했다. 주인은 코끼리를 나무에 메어 놓고 그들에게 만져 보게 했다. 


첫 번째 장님이 코끼리의 몸을 만져 보고는 말했다. ”코끼리란 원래 담벼락 같구만“ 두 번째 장님이 코끼리의 상아를 만져 보고 “아니야, 코끼리란 둥글고도 반질반질한 방망이 같네” 하고 말했다. 세 번째 장님은 코끼리의 다리를 만져보고 “자네들 두 사람의 말이 다 틀렸네, 코끼리란 둥근기둥 같이 생겼어” 네 번째 장님은 코끼리의 꼬리를 만져보고 “자네들의 말은 모두 틀렸다네, 코끼리는 굵은 밧줄과 똑 같네” 하고 크게 소리쳤다. 네 명의 장님들은 각자 자기 말이 옳다고 옥신각신 하면서 아무도 양보하려 하지 않았다. 


코끼리의 주인은 웃으면서 그들에게 말했다. ”당신들이 말한 것은 다 틀렸소. 반드시 코끼리의 온몸을 만져봐야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소. 당신들은 코끼리의 일부분만을 만져보고 코끼리가 어떻다고 판단하니 모두 다 틀렸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장님들은 바로 코끼리의 주인이 말한바와 같이 일면적인 것으로 전체를 대체했기 때문에 그들이 판단이 틀린 것이 되었다. 


어떤 경우에 틀린 판단을 하기 쉬운가? 첫째,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듯이 일면적인 것으로 전체를 대체하는 경우, 둘째, 식견이 적으면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이런 우화가 있다. 사자가 새끼 한 마리를 낳았다. 그것을 본 생쥐는 달려가 “좋은 소식이에요. 좋은 소식! 사자가 우리의 원수인 고양이를 잡아 왔어요. 이제 우리는 마음 놓고 아무데나 다닐 수 있게 되었고, 쌀 뒤주 안에서 잠을 자도 상관없게 되었어요” 하고 어미쥐에게 말했다. “멍청이 같은 녀석아! 너무 일찍 좋아하지 마라! 사자와 고양이가 싸우면 누가 이길지 알겠어? 세상에 고양이만큼 사나운 짐승이 또 어디에 있다더냐?” 이 우화에서 생쥐는 식견이 부족했기 때문에 사자 새끼를 보고 고양이라고 판단했으며, 어미쥐는 고양이가 아주 사납다는 한 가지 경험에만 의지하여 사자가 고양이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사납다는 것을 모르고 그릇된 판단을 한 것이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식견이 적으면 흔히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된다. 셋째, 표면적인 현상에 근거하여 판단을 내리면 흔히 틀릴 수 있다. 옛날에 한 장군은 하루 동안의 싸움을 마치고 말을 풀밭에 매어 놓았다. 그날 밤 이곳에는 서리가 하얗게 내렸다. 이튿날 새벽에 장군이 문을 열고 나오더니 노발대발 소리쳤다. “내 말이 어디에 있느냐? 왜 말이 보이지 않느냐?” 그러자 부하들이 출동하여 장군의 말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안되어 동녘에서 해가 솟아 오르자 말등에 내렸던 하얀 서리가 다 녹아 말 모습이 드러났다. 이때 다시 문을 열고 나온 장군은 기뻐하며 말했다. "이제 보니 내 말이 없어지지 않았구나!” 이 이야기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표면적인 현상에 현흑되면 반드시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된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한 장님이 동구 밖의 다리를 건너가다가 그만 다리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오랜 가뭄으로 강물은 말라버리고 바닥이 드러난 강이었다. 그런데 다행이 다리의 난관을 잡았기 때문에 바닥에 떨어지지 않았다. 장님은 죽을 힘을 다하여 난간을 붙들고 놓지 않았다. 손을 놓는 날엔 물에 빠져 죽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때 지나가던 사람이 말했다. “여보시오, 손을 놓으시오! 발이 거의 땅에 닿았는데 뭘 그리 겁내시오?“ 하지만 장님은 행인의 말을 거짓으로 알고 듣지 않고 필사적으로 난간을 잡고 놓지 않았다. 그런데 팔의 힘이 다빠져 더 이상 잡을 수 없어 손을 놓았다. 그러자 이와 동시에 발이 땅에 닿았다. 손으로 만져보니 틀림없는 땅바닥이었다. 장님은 혼자 중얼거렸다. ”이런 줄 알았더라면 난간을 붙잡고 죽을 고생을 하지 않았을 것을...“ 자신의 판단만 고집했기 때문에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죽을 고생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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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8-19 10: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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