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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언제나 푸름을 더해가고 생명력이 약동 한다.
물안개 가득 서려있는 호수의 정경, 푸른 하늘과 초록빛 능선, 이름 모들 꽃들이 피어 있는 들녘의 정취는 늘 우리의 마음을 정겹고 평화롭게 한다.

그러나 “아! 아! 어찌 우리 잊으랴. ……”라고 노래한 그 처참했던 57년 전의 전쟁은 “6월의 전쟁은 우리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고 절규한 어느 시인의 시구와 같이 우리의 영혼을 적시는 정겹고 평화로운 6월의 산하와 들녘은 포연이 자욱했고, 싱그러운 초록빛은 잿빛으로 변했었다.

올해에도 6월25일을 전후하여 각종 참전행사와 추모행사를 비롯한 호국·보훈행사와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참전유공자들께서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옛 전적지를 순례하는 등 다양한 행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참전행사와 추모제전이 있을 때마다 안타까움을 더하는 것은 전쟁 체험세대와 미체험세대 간에 우리 근대사에서 가장 처참했던 통한의 오점으로 기록되어 있는 6·25전쟁이나, 꽃다운 생명을 채 피워보지도 못한 채 숨져간 호국의 영령들을 추모하는 행사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전쟁을 직접 몸으로 겪은 세대는 아직도 만감이 교차하는 마음으로 그때의 처절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울분을 삼키고 있으며, 그 전쟁의 교훈을 젊은이들에게 전하면서 심정적 동일성을 이룰 수 있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80%에 달하는 전쟁을 모르는 젊은 세대들은 6·25 전쟁의 실상이 피부에 와 닿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현충일 추모행사는 그저 연례적인 행사로, 그 전쟁은 역사의 한 기록으로 생각만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다.

6·25전쟁의 원인이 어디에 있고, 성격이 무엇인지 논리적 판단과 평가도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지 동족상잔의 뼈아프고 잔혹한 전쟁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하며, 그런 어리석은 우를 다시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세세에 걸쳐 전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 어느 다툼보다 냉혹한 것이 가족간의 다툼과 반목이며, 나아가 그 어느 전쟁보다 잔혹한 전쟁이 동족간의 내전이라는 것은 비단 6·25 전쟁사뿐만 아니라 세계의 전쟁사가 잘 증명하고 있다

충혼탑을 스치는 바람 소리에도, 산야에 만개해 있는 이름 모를 꽃 한 송이에서도 수많은 호국 영령의 외침이 들리는 듯한 6월, 한 목숨 바침으로서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영령을 기리고, 자신과 가족의 안위조차 돌보지 않고 국토방위를 위해 참전하여 지금까지도 상흔에 시달리고 있는 전상군경, 참전유공자 분들에 대한 감사와 예우를 다하고, 다시 한번 그 숭고한 정신과 6·25전쟁이 우리에게 준 교훈을 되새기면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추스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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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7-06-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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