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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해적 수사...'준비'에서 '시작' - 남해해경청 수사팀, '해상사건 전문' 평가
  • 기사등록 2011-01-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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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해적들의 부산 압송으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국내 선박을 납치한 해적을 국내의 법정에 세우는 것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처음 있는 일.

30일 오전 4시 18분쯤 아랍에미리트(UAE) 왕실 전용기편으로 김해공항 공군기지에 도착한 이들 해적은 남해지방해경청 수사관들에게 체포된 뒤 오전 9시 55분쯤 남해지방해양경찰청으로 압송돼 도착했다.

호송버스에서 내려 2~3m 간격을 두고 일렬로 입구 쪽으로 걸어오고 있는 해적들은 대체로 키가 180㎝이상을 전후해 건장했지만 한결같이 검고 깡마른 체구.

이들은 부산지법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오전 10시 50분쯤 구속됐다. 이어 남해지방해경청 1층에 마련된 '삼호주얼리호 해적사건 특별수사본부'로 들어가 신상 등에 대한 조사를 오후 5시까지 받았다.

검찰과 해경은 석해균 선장에게 총을 난사한 해적을 이미 특정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법원, 해경 등에 따르면 이날 생포된 해적 5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한 해적이 동료 해적 중 알리 압둘라(Ali Abdullah·23)를 가리키면서 "저 사람이 선장에게 총을 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수사본부도 "압둘라는 해군 측이 석 선장에게 총격을 가한 해적으로 지목한 인물"이라며 "그러나 영장실질심사에서 진술한 해적의 말이 그 이후엔 달라지는 등 오락가락해서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사실 압둘라는 납치됐던 삼호주얼리호의 한국인 선원들의 진술 조사에서도 총격 인물로 지목됐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압둘라가 "이미 숨진 8명 가운데 있다. 우리와 상관없다"며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다고 수사팀은 전했다.

또 나머지 해적들 역시 석 선장에게 총상을 입힌 혐의에 대해서는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해적 행위에 쓴 사다리와 스피드 보트 사진을 보여주며 "당신이 쓴 것이 맞냐?"고 묻자 "우리가 쓴 것이 맞다"며 해적 행위에 가담한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과정에서 소말리아 해적들을 조사하기 위한 '통역'은 해경이 골치를 앓는 부분이다. 현재 수사본부에는 소말리아인 2명과 한국인 2명 등 모두 4명이 통역을 맡고 있다.

수사관이 한국인 통역에게 질문사항을 얘기하면 한국인 통역이 이를 영어로 소말리아 통역에게 전하고 다시 소말리아 통역이 해적에게 소말리아 현지어로 바꿔 질문하는 방식이다. 해적이 대답하면 다시 반대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릴레이식이다.

남해지방해경청이 수사를 맡은 것은 삼호주얼리호의 선사 소재지와 석 선장의 주소지가 부산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해상 사건 전문'이라는 '평가'도 작용했다.

남해지방해경청 특별수사본부에는 수사반, 지원반, 호송유치반, 홍보반 등 4개 반 50여명의 수사 인력이 투입됐다. 이들은 대부분 1996년 한국인 선원 등 11명이 살해된 페스카마호 선상 살인사건을 담당했거나 10~25년 선상 사건·사고를 다뤄온 해상 강력사건 전문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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