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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언가를 골똘하게 생각할 때면 우선 눈을 감는 버릇이 있다. 그리곤 고개를 숙여 생각의 주제에 몰입해 보기도 하고 어쩌다가 서러운 마음이 복받치면 하늘을 우러러 지그시 눈을 감는다.

6월이 되면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삼촌․고모․일가친척들이 들려준 체험담의 지난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금년에도 다가 온 6월 호국․보훈의 달에 다시 한번 눈을 감는다. 이미 고인이 되신 나의 숙부님 별명은 외팔이였다. 그런데도 전후 대부분의 삶을 보낸 인생살이는 그분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오른쪽 손목부위가 절단되었는데도 보조기를 끼고 삽질, 낫질은 누구 못지않게 잘하셨고 가족을 위해서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셨던 숙부님. 하지만 자식들이 성장하고, 이제 겨우 자신을 돌아볼 즈음 이미 기력은 쇠해 약도 소용없이 멀고 먼 길을 떠나셨다.

나는 6월 6일 현충일에 어김없이 현충탑을 찾을 것이다. 숙부님의 명복을 빌고, 가족의 안녕을 빌고,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며... 금년 6월 6일은 제52회 현충일이며,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1963년 처음 원호의 달이 제정된 이래 현재 호국․보훈의 달에 이르기까지 국가와 국민이 함께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희생한 순국선열과 조국수호를 위해 몸 바친 전몰․호국영령의 희생을 추모하고 국가유공자의 공훈에 보답하는 매우 뜻 깊은 달인 것이다.

국가에서는 그 동안 보훈제도를 발전시켜 이들의 마음을 달래 왔지만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많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국가보훈제도란 한부처의 노력이나 국가의 예산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국민의 관심과 이해가 함께 할 때 한 차원 높은 보훈제도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며 조국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아직 전쟁체험 1세대의 상처에서는 농이 아직도 흐르고 있는데,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가 무심코 6월을 지나쳐서는 안된다. 6월에는 우리의 산야에 흩어져 있는 호국영혼의 흔적들을 찾아보고 하늘을 보면서 오늘의 조국이 어떻게 면면히 이어져 왔는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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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7-06-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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