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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젊은층의 큰 인기속에 ‘시크릿 가든’이라는 드라마가 종영됐다. 드라마의 주인공인 배우 현빈이 드라마 종영 후 꽤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해병대에 입대하겠다고 나서 네티즌들 사이엔 화두가 되곤 했다. 이를 두고 모 국회의원은 ‘노블리스 오블리제’ (Noblesse Oblige)라고 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다양했다. 물론, 보는 눈높이에 따라서는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란 지배층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프랑스 격언으로 사회 지도층의 책임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정당하게 대접받기 위해서는 `명예(노블리스)`만큼 의무(오블리제)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으로도 쓰이는 말이기도 하다.

이 말의 어원은 귀족의 역사가 긴 유렵사회에서 유래됐고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정신에서 비롯됐다. 오늘날 유렵사회 상류층의 의식과 행동을 지탱해 온 정신적인 뿌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의 불신, 부패 그리고 혼란의 한 부분이 우리 사회 지도층의 대부분이 그들의 신분에 걸맞는 높은 법적, 도덕적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원인들을 제공한 혐의자라는 것에 가슴을 쓰리게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사는 사회가 아무 쓰잘 데 없는 망조라는 뜻은 아니다. 과거를 들여다 보면 우리식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인물도 꽤 많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경주 최 부잣집이다. ‘재산은 만석 이상 모으지 말라. 만석이 넘으면 사회에 환원하라. 사방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등의 가훈을 바탕으로 12대 400년 동안 계속 만석의 경제력을 유지해 온 경주 최 부잣집이나 유일한 선생, 거상 김만덕 외에도 많은 인물들이 있다.

실제로 최근 병무청이 발표한 자료에 보면 연평도 무차별 포격 사건 후 예상과는 달리 해병대의 지원율은 역대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또 정치인들의 재산 사회환원 도미노 현상, 인기 연에인의 기부활동, 쓸쓸한 독거노인들에게 사랑을 전달하는 등, 봉사가 주춤해진 작금의 세태에서도 내가 아닌 남을 배려하는 사랑의 봉사활동은 끊이질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우리 미래에 대해 잘못된 걱정(?)을 훌훌 털고 한번 더 희망을 기대보는 이도 많다.

지금은 초기 로마시대도 아니고 더욱이 여기는 프랑스도 아니다. 대한민국일 뿐이다. 작금의 시대가 요구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과연 무엇일까? 재산의 사회기부,,, 재산환원,,, 장학회 설립,,, 과연이런 것들 밖에 없을까. 거창한 것보다 먼저 추운 겨울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사랑의 마음으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매년 연말연시나 명절이 되면 찾는 무늬만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우리는 심심찮게 본다. 가슴속까지 감동 줄 수 있는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기대해 보는 것은 아직까지 무리일까? 독거노인을 위해 밥을 나르는 자원봉사자, 노숙자를 위해 매일, 매주 한 주걱의 밥을 퍼고 국을 뜨며 함박 미소를 짓는 자원봉사자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아닐까?

올 겨울은 추워도 너무 춥다. 어떤 노숙자는 추위에 동사를 하기도 하고, 찾아오는 사람 없어 추위에 떨며 어깨를 움츠리고 있는 복지시설의 우리 이웃들도 꽤 많이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댓가 없는 희생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베푸는 사람들이야 말로 자신과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진짜배기 '행복 전도사'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도 우리 주위에는 외롭게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는 우리의 이웃들이 있다. 봉사란 베풀어서 좋고, 나누어서 좋고, 아무튼 옆에 있는 사람도 덩달아 기분좋게 만드는 마술같은 것이다. 이제 함께 기분이 좋아져 보자. 작은 것부터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사랑하자. 그래서 그런 사랑이 넘치는 괜찮은 사회를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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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2-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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