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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경주마들의 반려동물인 염소, 구제역 소란에 경마공원서 퇴출
▲감염기록은 없지만 구제역 확산방지 차원....
▲구제역 잡히면 재입사 가능

구제역(口蹄疫)이 무서운 속도로 전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경주마는 소나 돼지와 달리 굽이 하나인 기제류(奇蹄類)이기 때문에 구제역으로부터 안전하다. 하지만 전국 축산농가를 공포로 몰고 간 이번 구제역 사태로, 경마공원도 때 아닌 홍역을 치르고 있다. 바로 경주마의 반려동물인 염소를 경주마로부터 빼앗아간 것.

일부 경주마들의 나쁜 버릇을 고쳐주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광받던 반려동물인 염소는 소과 포유동물로 구제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때문에 부산경남경마공원 마사보건팀에서는 '구제역 감염 우려가 있는 염소를 불가피하게 경마공원에서 퇴출한다'는 방침을 내렸고, 지난 2월 중순부터 각 마방에 흩어져 있던 10여 마리의 염소를 경마공원 밖으로 내보냈다.

퇴출된 염소들 중 구제역에 감염됐다는 기록은 없지만 혹시 있을 수 있는 감염가능성의 원천 차단한다는 의미에서 실시된 이번 조치였다.

이번 조치로 때 아닌 봉변을 당한 경주마들은 어떨까? 부경경마공원의 21조를 관리담당하고 있는 민장기 조교사는 "염소가 나쁜 버릇이 있는 마필들의 버릇 교정에 효과적이었는데, 갑자기 내보내게 돼서 조금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구제역에 감염되면 사료차량이 경마공원에 들어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기 때문에 염소의 퇴출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아쉬워했다.

그렇다면 염소는 대체 어떤 부분에 도움을 주는 것일까? 우선 경주마라는 생명체에 대한 이해를 해보면 이해가 쉽겠다. 야생의 말들은 자유롭게 달리며 무리지어 생활하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경주마로 낙점된 마필들은 자유롭게 달리지 못하고 2평 남짓한 마방에서 다소 답답한 생활을 해야만 한다.

물론 한 마방에 한 마리의 경주마만 기거하기 때문에 무리지어 생활하는 습성 또한 만족시켜주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대부분의 경주마들은 변화된 환경에 적응을 잘하는 게 보통이지만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경주마들은 야생의 습성을 이기지 못하고 한정된 공간 안에서 다른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나쁜 버릇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나쁜 버릇의 대표적인 종류로는 마방 안을 하염없이 도는 버릇, 모서리를 물고 바람을 빨아들이는 버릇, 머리를 위 아래로 심하게 흔드는 버릇 등이 있다.

이런 나쁜 버릇을 가지고 있는 마필들에게 염소와 함께 생활하게 했더니 그 증세가 호전되었던 것이다. 경주마의 경주성적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이러한 나쁜 버릇을 고치는데 효과적이었던 염소가 마방을 떠나면서 많은 조교사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국의 휩쓸고 있는 구제역이 하루 발리 종식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온 국민들이 마찬가지겠지만 경마공원에서도 간절하게 바라고 있는 이유이다. 하루 빨리 경주마의 반려동물인 염소가 경마공원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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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3-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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