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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부장 김  기  영


모처럼 친구들과 부산의 명산인 금정산을 산행하게 됐다. 아직은 겨울의 끝자락이라 그런지 군데군데 음지에 있는 눈은 녹질 않고 '여러분 아직도 겨울 입니다.'라며 속삭이고 있는 것 같다.

우리들 일행은 산성마을을 출발해 동문을 거쳐 원효봉(687m)을 올라 북문을 옆으로 끼고 부산에서 최고봉이라 일컫는고당봉(801m)을 향했다. 

동문을 뒤로하며 한발짝 한발짝 오르려니 완만한 능선이라 비교적 산행은 수월한 편 이었다. 마침 그 곳에는 산악회 등 산을 좋아하는 단체들의 시무식 겸 산신제를 올리는 많은 등산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서로 한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고 있는 모습을 보니 괜스레 나까지 새로운 도전에 힘이 솟는다. 돌이켜 보면 어느해 보다 긴 추위의 한파와 폭설의 고비를 넘긴 올 겨울이었다.

이제 바야흐로 따사로운 햇볕의 포근함을 등에 업고 소나무와 편백나무의 상큼한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봄이 가까이 와 있다. 저마다 산행을 만끽하려는 사람들로 우리들의 금정산은 많은 등산객들의 발자취를 느끼고 있다.

이런저런 친구들과의 담소도 나누면서 오르다보니 원효봉이 눈앞에 들어온다. 원효봉에서 바라보는 금정구 시가지의 시원하게 뻗은 도로와 고층빌딩들. 또, 우리들의 생활식수 저장지인 오륜대저수지가 좋은 풍광을 자아낸다.

우리가 등정하는 코스는 신라시대부터 지어진 성벽을 옆에 두고 오르는 길이다. 이 길에는 산성의 돌축벽이 쌓여 있는 곳에 출입을 말라는 주의문귀가 있다.  말뚝을 박아 로프로 연결해 등산로와 구분이 되어 있다. 그럼에도 성벽끝으로 걷는 사람들을 보니 괜히 눈쌀이 찌푸려진다.

이 산성은 지금도 세월의 풍파를 견디지 못한 채 후손들의 관리 소홀로 조금씩 허물어 져가고 있다. 그럴진데 우리 선조들의 피와 땀이 고스란히 서려있는 문화유산을 이토록 아무렇지 않게 밟고 가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파옴을 느낀다.

이곳 산성은 사적 215호로서 문화유산이다. 예전에는 총길이가 17,336m이며, 현재 4,000m정도의성벽만 남아있다. 한국 최대의 산성이라는 사실을 몇사람이나 알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아무튼 씁쓸한 마음으로 산행의 목적지인 고당봉(801m)이 바라보이는 북문앞을 지났다. 질척질척 눈이 녹아 고당봉에 오르는 입구부터가 질펀한 산행이다.

우리 부산의 모든 시민이 한번쭘은 올랐음적한 도심의 허파이자 쉼터이자 보고인 금정산, 백두대간의 끝자락에 위치한 산으로 주봉(主峰)인 고당봉은 낙동강 지류와 동래를 흐르는 수영강의 분수계를 이루는 화강암의 봉우리까지.
 
북으로는 장군봉, 남으로 상계봉을 거쳐 백양산까지 산세가 이어저 있고, 그 사이로 원효봉, 미륵봉, 파류봉 등의 준봉이있다.

나무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고 드디어 고당봉에 올라 친구들과 제각기 기념사진을 찍었다. 비석뒤의 싯귀가  또 한번 나에게 감동과 희망을 준다.

'돌우물 금빛고기 옛전설 따라 금정산 산머리로 올라 왔더니 눈앞이 아득하다. 태평양 물결 큰포부 가슴속에 꿈틀거린다' 오늘산행을 마무리하며 하산하였다. 산을찾는 이들의 한결 같은 마음 "정말 잘 왔다"

'너무너무 좋다' 요즘같이 디지털화 돼있는 우리네 몸과 마음을 한번쯤 아날로그로 돌아가게 하는 이 산행이... 이제 봄이다. 이 봄이 살아가는 우리들의 생활에 재충전과 활력소가 되질 않겠나?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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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3-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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