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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치러진 KRA컵 마일에서 부경의 ‘솟을대문’이 우승을 차지해 서울과 부경경마공원 간 오픈경주에서 또다시 부경의 우위를 증명했다.

교류 원년이던 2008년부터 지난 KRA컵 마일 경주까지 서울과 부경 경주마들의 맞대결은 총 19차례였다. 이 가운데 부경의 승리는 13회로 무려 70%에 달하는 승률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08년도에는 서울의 절대적 우위를 접쳤지만 부경마필들의 4전 전승으로 끝났고, 이듬해 치러진 경주 역시 6전 4승으로 부경의 강세는 이어졌다. 그러다가 작년에 와서야 전체 8회 오픈경주에서 양 경마공원이 4차례씩 우승을 나눠가져가면서 균형을 맞췄다.

금년 오픈경주의 시작을 앞두고 많은 경마전문가들은 암말들의 강세가 도드라진 부경보다는 수말들로만 편성된 서울 경주마의 강세를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부경 경주마가 우승함은 물론, 5위권 내 3두나 포진하면서 ‘서울 아닌 부경의 잔치’로 끝났다.

그렇다면 예상과 달리 부경의 경주마가 또다시 우승을 차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그 이유에 대해 ‘홈그라운드의 이점’과 ‘성장기에 있는 3세마 레이스의 특성’, ‘부경의 경쟁성이 강하기 때문’ 등 많은 이유를 거론하고 있다.

▲ 부경의 경쟁시스템이 만든 강한 경주마들
그 중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부분은 역시 교류 원년인 2008년부터 지적되던 ‘경쟁성’ 부분이다. 양 시행체간 상이한 경마시스템 하에서 어느 한쪽이 우월하다고 보는 것은 무리수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간 드러난 성적을 근거로, 부경의 경쟁성이 서울에 비해 더욱 강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은 꽤나 설득력이 있다.

수입으로 귀결되는 상금체계의 차이점이 가장 큰 차이라는 이야기인데, 우선 경주에서 1위부터 5위까지 순위에 따라 차등으로 지급되는 순위상금의 배분비율이 상이하다.

서울경마공원의 경우 1위마가 전체 순위상금 중 54%를 가져가지만 부경은 57%를 가져가는 구조이다. 이는 결국 1위를 했을 때 기대수익이 상대적으로 부경쪽이 더 커 승부욕을 자극하는 촉매제가 되는 것이다.

2위의 경우에는 서울과 부경이 21%로 같지만 3위와 5위의 순위상금 비율은 서울경마공원이 더 많은 구조이다. 여기에 경주마의 사양관리의 최 접점에서 책임지는 마필관리사들의 고용체계도 경쟁성 부분에서 큰 몫을 차지한다.

서울의 마필관리사들은 조교사협회에서 일괄 채용해 각 조로 배치한다. 또 마필관리사들의 임금은 기본적으로 호봉제를 근간에 두고 있어 경주성적의 영향을 덜 받는다.

하지만 부경경마공원의 경우 마필관리사들의 채용은 단체고용이 아닌 조교사 개인의 몫이다. 각 조교사는 자신의 마방에 몇 명의 마필관리사를 고용할지에 대해 결정한다. 또한 급여체계는 호봉제를 기반에 두고 있지만 서울보다 성과보상체계가 강력하게 설정돼 자신이 속한 마방의 경주마가 좋은 성적을 올릴수록 받게 되는 임금도 올라간다.

결국 부경 경마공원의 마필관리사들은 근로자 신분이긴 하지만 서울에 비해 성과와 연계되는 부분이 더욱 크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 및 동기부여 면에서 서울보다 앞서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 부경은 위탁관리계약 자체부터 경쟁 발생
마주들이 조교사에게 지급하는 마필관리 제비용인 위탁관리비의 비중이 서울보다 부경경마공원이 높은 것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서울경마공원의 경주마 한 마리 당 월 위탁관리비는 110만 원 가량이다. 이에 반해 부경은 150만 원 정도로 서울에 비해 40만원 가량이 높다. 결국 같은 경주마라 할지라도 관리비용이 더욱 비싼 부경의 경주마들의 사양관리가 더 뛰어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가능한 일.

물론 위탁관리비가 상이한 까닭은 서울에 반해 부가순위상금이 없는 부경경마공원 마필관리사들의 기초생계를 위해 기초인건비를 높게 책정한 이유가 크다. 그렇지만 부경의 경우 마주와 조교사 간 직접계약을 유도하고, 위탁관리계약 시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등 다양한 특약을 유도하고 있어 경쟁을 유도한다.

결국 조교사들은 마주들로부터 좋은 마필을 제공받기 위해 내실 있는 경주마 관리는 물론 강도 높은 조교를 통해 꾸준한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금주 17일 일요일로 예정된 뚝섬배(GIII) 대상경주 역시 서울과 부경의 맞대결인 오픈경주로 치러진다. 부경의 강세가 동 경주에서도 이어질지 관심인 가운데, 만약 또다시 부경에서 우승트로피를 가져온다면 부경의 시스템적 우월성이 입증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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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4-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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