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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금융 전산사고'로 기록된 농협 전산장애로 인한 금융거래 차질이 꽤나 시간이 지났는데도 일부 서비스가 여전히 정상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 고객들의 금융거래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복구는 됐다고 하지만 장애 이전 상태처럼 완전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실 돈과 돈이 초단위로 오가는 금융이야말로 빠르고 안전한 전산망이 절실히 요구되는 곳이다. 예전에는 이런 중요성 때문에 각 금융기관마다 전산실을 따로 두고 전산직원을 채용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전산직이라는 업무 형태가 매출과 이익을 낸다든가 높은 실적을 안아다 주는 타부서와는 꽤 많은 인식의 차이를 두고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에서는 아예 컴퓨터회사에 아웃소싱을 하고 있다.

금융권 전산인력에 대해서 은행이 컴퓨터 회사에게 아웃소싱을 하려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은행이 엄청난 돈을 들여 자체 전산망 구축과 관리 인력 양성에 투자하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농협 사태의 근본 문제는 바로 금융 전산망을 함부로 외부업체에 맡긴 게 탈이다. 본래 지극히 자본주의적 논리로만 따지면 아웃소싱은 바람직하다. 은행은 돈만 관리하고, 전산망은 노하우를 축적한 컴퓨터 회사가 처리하는 것이 원리로만 따지면 맞는 얘기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이렇듯 은행 직원이 아닌 컴퓨터 회사 직원이 개인 노트북으로도 쉽게 교란할 수 있는 취약한 전산망이 생겼다. 대한민국 굴지의 금융기관 농협이 보안체계 하나도 자체적으로 구축하지 못한 채 그냥 당한 것이다.

일단 문제가 터진 후에도 은행에서 구축한 전산망이 아니기 때문에 복구를 은행이 할 수 없다는 게 문제점이다. 관련 인력도 없애버린 뒤라 은행이 할 수 있는 것은 의뢰업체에다 무의미한 독촉이나 할 수 밖에 없다.

이번 사태를 맞아 농협이 보여주고 있는 답답한 움직임은 모두 여기에 기인한다. 금융 전산망은 함부로 외부 업체에 맡겨서는 안된다. 아무리 든든하고 완벽한 업체처럼 보여도 몽땅 맡겨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금융업체란 자체의 본질이 돈을 움직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그런데 정작 그 움직이는 시스템 자체를 외부에 몽땅 맡긴다는 건 문제가 발생했을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

조금이라도 알아야 면장을 할 것 아닌가. 은행은 마지막 실행수단까지는 스스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아무리 벼랑에 몰려도 최후의 보루는 은행이 알고 지켜야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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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4-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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