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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까 - 독서를 통한 치료로 행복을 만들어낸다-
  • 기사등록 2007-07-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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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냄새 가득한 여름을 시기하기라도 하듯 아스팔트 위의 아지랑이가 거기에 질세라 뜨겁게 피어오르고 있다. 한 낮 더위에 가만히 앉아있어도 송골송골 맺히는 땀방울에 아랑곳 않고 학구열을 불태우는 학생들의 모습이 대견스럽기만 하다. 창밖으로는 그것을 지켜보기라도 하듯 교내에 심어진 나무들이 교실창문 안으로 귀를 기울인다.

부산 강서구 대저동에 위치한 이 곳 대저 중/고등학교에는 다른 학교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공간이 있다. ‘독서치료실’이라는 명패가 걸린 그 문을 조심스레 열어보니 한적함을 느끼게 하는 목가구와 수석 몇 점과 함께 선생님 한 분이 앉아 있다. 꾸밈없는 학생들의 표정으로 미소를 만면에 띤 채 취재진을 맞이한 이 분이 바로 선효원 교장이다.

독서치료사라는 특이한 수식어가 붙는 그는 이미 여러 차례 대학의 강단에 올라 강의를 해왔고, 현재에도 동아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독서치료사 과정을 교수하고 있다. 독서치료라는 특이한 과목에 대해, “사람은 누구나 한두 가지의 심리학적 질병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정서적인 문제점을 책을 통해 순화시키고 정화시키는 것이 바로 독서치료인 셈이다. 예를 들면, 사업에 실패한 사람에게는 젊음과 패기가 느껴지는 책을 권하여 그것을 통해 자신감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독서치료에 대한 소개를 했다.

 
선 교장의 남다른 철학은 교육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지식만을 가르치는 학교가 아닌 삶의 지혜와 행복을 가르치는 것이 진정한 학교이다.”라면서 그의 교육철학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교육은 주관적 가치체계의 형성으로 자신의 삶과 행복에 대해 되돌아보고, 스스로가 행복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 속에는 학업뿐만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다.”

‘크게 키운다’라는 뜻을 가진 ‘한살림’ 원예 상담실도 운영하고 있는 그는, “학생들의 고민, 잘잘못에 대해 이야기할 때 화단의 꽃을 가꾸며 상담을 한다. 자연을 접하는 동안 사람은 진실함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학교의 자랑거리인 원예 상담실에 대해 소개를 했다.

“교육은 teaching이 아니라 coaching이어야 한다.”며, 학생과 학부모와 선생이 함께 해야 함을 강조했다. 책 읽는 마을, 이야기가 있는 마을로서 꿈이 있는 동네로 그 속에 대저 중/고등학교가 있기를 바라는 선 교장은, 이곳 주민이 함께 쉴 수 있는 독서공간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독서에 대한 애착을 표했다. 이제 다가올 독서의 계절인 가을을 앞두고, 책 한권 제대로 읽지 않는 요즘 현대인으로서 부끄러움을 가지며, 왼쪽 손에 책 한권 들고 그늘에 앉아 나를 행복하게 해줄 책에 마음을 기대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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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7-07-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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