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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꼭꼭 숨겨온 집배원들의 선행" - 산청우체국 사랑의 집배원 정구식씨, 박기환씨
  • 기사등록 2011-06-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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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5일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미담사례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지역의 화재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남 산청우체국에 근무하는 정구식(52세,남)씨와 박기환(54세,남)씨 등 두 집배원.

사연인즉 산청우체국(국장 이근욱)에 근무하는 정구식 집배원과 박기환 집배원이 산청군에 거주하는 김모 씨(경남 산청군 차황면, 57세)가 뇌경색으로 쓰러져 생활이 막막했는데 지난 10년동안 한번도 빠짐없이 매달 생활비와 생필품등의 도움을 주었다는 것.

두 집배원의 미담이 알려진 것도 두 집배원의 도움으로 김씨의 1남1여의 두 자녀가 대학에 진학을 할 수 있었고, 현재 졸업한 1남은 공기업에 취직해 희망찬 내일을 준비하고 있으며, 늦게나마 두 분의 은혜에 감사드린다는 사연이었다.

정 집배원은 1999년 인근 배달지역에 거주하는 김씨가 뇌경색으로 쓰러져 투병중이고 자녀2명에 어려운 처지에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당시 박기환 집배원이 김씨가 거주하는 지역 담당이여서 박 집배원에게 익명의 독지가가 김 씨에게 도움을 드리면 받을지에 대해 조심스레 의사를 물은 후 승낙을 받았다.

사실 그때부터 정 집배원의 숨은 봉사활동이 시작됐다. 정 집배원은 김씨 자녀들 차비라도 보탤려고 익명으로 매월 봉급날마다 5만 원을 찾아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이후 실명제가 실시되고 정 집배원이 김씨 지역에 배달담당으로 발령받고 난 한참에야 김씨는 도움을 주는 사람이 정구식 집배원임을 알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는 것.

정 집배원의 남모른 봉사는 김씨의 자녀가 장성한 2009년까지 계속되었으며, 김씨의 자녀가 장성하고 생활이 안정된 2009년부터는 왕림사(산청군 금서면)에 거주하고 있는 무의탁어린이 3명에게도 정기적으로 5만 원씩 후원을 하고 있다.

또 정 집배원은 2005년부터는 배달지역내 도산 노인요양원(산청군 차황면 신기리)에도 매달 2만원씩 함께 지원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집배업무 수행 중에도 생필품 구매, 공과금납부 등 지역민의 수발이 되는 등 지역민의 해결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박기환 집배원도 같은 배달지역에서 김씨 자녀들이 어려운 형편에도 꿋꿋이 잘 살아 가는 모습이 대견해 우체국에서 받은 선장품과 생필품을 주기적으로 지원해주게 되었고, 명절날이면 외롭고 쓸쓸한 시간을 보낼까봐 생활비와 생활용품을 지원해 주었다.

이 외에도 박 집배원은 차황면에서 스님을 하다 중풍으로 쓰러져 현재 전남 곡성 시설에 계신 스님을 매년 1∼2회씩 방문해 문안 인사 및 후원금과 과일 등을 지원해 주고 있다.

이러한 두 집배원의 지난 10년간의 선행은 우정사업본부 게시판에 게시되고서야 두 집배원이 함께 김씨를 후원했다는 사실도 알게 될 만큼 선행사실을 꼭꼭 숨겨왔었다. 두 집배원은 ‘살아가면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선행 사실을 지난 10년간 숨겨왔고 주위 동료들조차 몰랐다고 한다.

올해로 우체국에서 근무한지 정 집배원이 28년, 박 집배원이 22년의 베테랑 집배원이다. 이 두 집배원은 평소 지역 사회에서도 봉사와 희생정신으로 칭찬이 자자하다. 사실 이들 두 집배원의 첫인상부터가 누가 봐도 푸근한 이웃 동네 아저씨를 연상케한다는 게 주위의 얘기다.

미담사례를 게시한 김씨는 “뇌경색으로 쓰러진 지난 1999년에 집배원 박기환씨가 경제적으로 도움을 줄 사람이 있는데 도움을 받을지 정중하게 물어봐 주었다”며 “그때 상황도 좋지 못했지만 박 집배원의 따뜻한 배려에 깊은 감동을 받고 도움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두 분의 도움으로 자녀들이 훌륭하게 장성해 참 잘 되어 있다"며 "10년을 한결같이 도움을 준 집배원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우정사업본부 게시판에 게시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부산체신청 관계자는 “사연을 보내준 김씨에게 도움을 받은 사실을 사연과 함께 게재해준 김씨에게 감사하다"며 "향후 두 집배원의 숨은 선행을 우체국에 널리 알려 귀감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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