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청 전경.김해시가 기업 유치 경쟁의 무게중심을 ‘숫자’에서 ‘정착’으로 옮긴다. 제조업체 수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지역 산업의 허리를 이루는 중·중견기업의 성장은 정체된 현실을 직시하고, 투자유치와 기업 장기정착을 동시에 꾀하는 종합대책을 본격 가동한다.
김해시는 지역 제조업의 안정적 성장과 기업의 지속적인 정착을 목표로 ‘능동적 투자유치 및 기업 장기정착 종합대책’을 수립해 본격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대책은 최근 5년간 실시한 제조업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기업 유출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신규 투자 유치를 가속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해시 제조업체 수는 2020년 7,583개소에서 2024년 1만 86개소로 5년 새 약 33% 증가했다. 외형적으로는 성장세가 뚜렷하지만, 지역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는 50인 이상 제조업체 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신규 기업 유입은 늘었지만, 기존 기반 기업의 관외 이전 가능성이 상존하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투자매력 도시’라는 김해의 이미지 훼손은 물론,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김해시는 기존 기업의 이탈을 최소화하는 정책과 신규 기업의 유치·조기 정착을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을 핵심 기조로 삼았다.
우선 기업들이 가장 큰 애로로 꼽는 입지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산업단지와 개별입지 내 잔여부지, 매매·임대 공장 등에 대한 유치 가능 부지 데이터베이스(DB)를 분기별로 구축한다. 산업단지 시행사와 입주자협의회, 관리기관은 물론 민간 중개 네트워크와의 협력을 통해 실효성 있는 입지 정보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 기업 이전과 투자 동향을 조기에 파악하기 위해 입주기업협의회, 기업체협의회, 산업단지 시행사 등과 연계한 민·관 공동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반기별 간담회를 통해 기업 애로를 청취하고, 투자 인센티브와 기업지원 정책을 공유하는 한편, 관내·외 유망기업 공동 유치에도 나선다.
재정 지원도 확대된다. 경남도의 투자유치 보조금 개정에 맞춰 이달 중 관련 시행규칙을 손질해 도외 기업의 이전과 신·증설 기업에 대한 지원 한도를 늘리고, 도내 기업의 도내 확장 이전 지원을 신설한다. 기업의 역외 유출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이와 함께 김해시는 올해 제조업 실태조사를 단순 현황 파악 수준에서 한 단계 끌어올려, 기업 정착과 재투자를 유도하는 데이터 기반 정책 설계에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50인 이상 중기업·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수요 분석과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선제 대응 지원책을 집중 발굴한다.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신속히 반영하기 위한 ‘기업애로 원스톱 처리 협의체’ 운영도 강화된다. 부서 간 조정이 필요한 복합 민원과 장기 미해결 과제를 집중 관리하고, 합동 현장기동반을 통해 현장에서 해법을 찾는 방식으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줄일 계획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기업 수 증가라는 양적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김해에서 성장해 온 기업들이 계속 투자하고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유치보다 정착이 강한 도시, 기업이 떠나지 않는 김해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