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왼쪽)과 박완수_경남도지사가 부산·경남 행정통합 시도지사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산업 수도로의 도약을 위한 -
부산․경남 행정 통합 공동 입장문
【경상남도지사】
존경하는 부산·경남 시도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지금,
수도권 일극 체제의 그늘 아래 서서히 무너지고 있습니다.
인구, 산업, 인프라, 권한이 모두 수도권에 집중되어
지역은 고사할 위기에 내몰리고
국가는 존립 기반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 흐름을 막지 못한다면
비수도권은 회복 불가능한 소멸의 길로,
수도권 또한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이 구조적 위기를 앞에 두고,
부산과 경남은 더는 머뭇거릴 수 없습니다.
서로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이미 하나의 생활권·산업권·경제권인 두 지역은
‘함께 살아야 한다’는 인식 아래
행정 통합절차를 추진해 왔습니다.
양 시도는 행정 통합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여
부산은 열두 차례, 경남은 열일곱 차례에 걸친
주민설명회와 권역별 토론회를 개최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인지도 조사와 여론조사를 통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왔습니다.
이런 과정들을 거치며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53.6%의(부산 55.5%, 경남 51.7%) 시도민께서 행정 통합에 찬성해 주셨습니다.
오늘 저희 양 시도는 시도민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어떤 원칙과 절차 위에서 통합을 추진할 것인지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 최근 정부가 발표한 행정 통합에 대한 입장입니다.
부산 경남 시도지사는
지방자치단체를 존중하지 않는 정부의 일방적인
행정 통합 제안 방식에 유감을 표하는 바입니다.
행정 통합은 주민의 삶과 직결되고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동시에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동력을 잃은 대한민국에
새로운 성장 엔진을 만들어
균형 발전을 이뤄낼 국가 핵심 정책입니다.
이러한 중차대한 정책을
지역 주민의 의사를 묻거나 공론화하는 과정 없이
정부가 일정 시기를 정해 놓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지역 주민의 의사 결정권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또한, 통합 이후 통합자치단체의 권한과 발전 전략을
법과 제도로써 보장하는 것이 아닌,
정부의 인센티브로 지원하겠다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도 않을뿐더러 분권에 역행하는
중앙집권적 발상입니다.
이어서 정부가 제안한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부는 통합자치단체에 대해
연간 최대 5조 원, 4년간 최대 20조 원의 재정지원과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 부여,
공공기관 이전 우선 고려, 산업 활성화 등
네 가지 인센티브를 제시했습니다.
4년간의 한시적 재정지원은
광역지자체의 중장기적 구조 개편을 뒷받침하기엔
기간과 규모 면에서 턱없이 부족합니다.
뿐만 아니라, 통합자치단체에 지원하겠다는 재정을
정부가 당장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도 나와 있지 않습니다.
이는 불명확하고 불확실하며 불안정한 재정지원 계획으로,
행정 통합의 명분도, 혜택도 될 수 없습니다.
부산·경남 행정 통합을 위해서는
수도권에 대응하는 산업․경제 규모에 걸맞은
확실한 재정 분권과 자치분권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는 반드시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 부여는
통합자치단체의 명칭 변화는 가져올 수 있을지 모르나,
지속가능한 운영 능력이나 전략적 자율성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공공기관 이전이나 특별행정기관 업무 이관도
중앙이 설계한 틀 안에서의 기능 재배치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산업 활성화 또한 중요하지만,
중앙 주도의 일시적 지원만으로는
지역이 자립적 성장 동력을 설계하기에 충분치 않습니다.
결국, 부산·경남이 바라는 통합은
정부가 떡을 나눠주듯 한시적 인센티브를 전제로 한
정부 주도의 졸속 통합이 아니라
지역이 장기적 발전을 스스로 이끌 수 있는
구조적 전환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되어야 합니다.
【부산광역시장】
두 번째, 완전한 자치권을 전제로 한
행정 통합 지원 방안을 정부에 건의합니다.
먼저, 통합자치단체가 안정적으로
재정을 확보하고 운용할 수 있도록
법률적 근거에 의한 재정 분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최소 6:4 비율로 개선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러한 구조 개선이 이뤄질 경우,
통합자치단체는 2024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매년 약 7조 7천억 원 이상의 재원을 항구적으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 재원은 10년이든 20년이든
통합자치단체가 존속하는 한 확보할 수 있는 안정적 재원으로,
1년에 5조씩 4년간 최대 20조 원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한시적 인센티브와 비교할 수 없는 재정 규모입니다.
통합자치단체의 통합 비용은 물론 지역발전을 위해
재정 분권이 최우선으로 되어야 함을 정부에 다시 한번 요구합니다.
아울러 국고보조사업의 구조 개선이 필요합니다.
5% 지방자치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국가정책은 원칙적으로 중앙정부가 재원을 전액 부담하여 직접 수행하고,
지역발전을 목적으로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보조하는 경우의 재정지원은
완전한 포괄 보조 형식으로 전환하여
지방정부의 재정 자율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합니다.
그럴 때만이 지역이 스스로 지역발전의 청사진을 그리며
정책을 계획적으로 추진해 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실질적인 자치입법권과 정책결정권이 보장돼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통합 이후
우리가 무엇을 결정하고 집행할 수 있는가 입니다.
지역의 문제를 지역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입법·조직·행정권한의 이양을 요구합니다.
마지막으로, 지역 산업과 공간 구조를 통합자치단체가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핵심 권한들이 함께 이양돼야 합니다.
특히, 양 시도의 북극항로 전진기지 구축을 위한
항만, 공항 관리 운영에 대한 제도적 참여 보장,
남해안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인 복합적인 규제 완화,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
광역 교통망 구축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규제 및 특구 지정 등 기업 투자유치에 관한 전권은
통합 이후 지역이 자립적으로 성장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이러한 요구사항은 향후 제정될 행정통합 특별법에
명확히 반영되어야 하며,
그럴 때만이 통합의 실효성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경남·부산 행정 통합 추진 로드맵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경남과 부산은 특별법안 마련,
주민 설명 및 주민투표 등의 절차를 거쳐
2028년 행정 통합을 목표로 통합절차를 이행해 나가겠습니다.
경남과 부산은 양 시도의 행정 통합이
시도민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지역의 미래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충분한 연구와 주민 설명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쳤습니다.
지난해 공론화위원회가 실시한 조사에서
시도민의 81.1%가 행정 통합 결정은 시도의회 의결이 아닌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신 바 있습니다.
행정 통합을 추진함에 있어서 주민투표는
선택이 아닌 필수 절차이자, 법이 보장한 국민의 마땅한 권리행사입니다.
이에, 경남과 부산은 주민투표 절차를 포함한
행정 통합 로드맵을 다음과 같이 마련했습니다.
우선, 통합자치단체의 권한과 책임, 위상과 명칭,
그리고 청사 위치 등을 담은 특별법안을 먼저 마련하겠습니다.
중앙정부의 동의를 전제로 한 특별법안이 완성되면
충분한 설명과 공론화 과정을 거치겠습니다.
시·도민이 통합의 방향과 필요성을 이해한 상태에서
2026년 연내에 주민투표법 제8조에 따라
정부에 주민투표를 건의하여
경남과 부산의 의사를 결정하겠습니다.
주민투표에서 통합에 찬성하는 의견이 50% 이상 나올 경우
즉시 국회와 협력해 특별법을 제정하고,
28년 총선에서 통합 자치단체장 선출에 나서겠습니다.
이러한 절차는 통합의 정당성과 실행 가능성을 확보하고,
통합 이후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논쟁을 미연에 방지해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민주적 과정입니다.
다만, 경남과 부산도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광역자치단체 행정 통합에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남과 부산이 공론화 과정을 통해 준비해 온
재정 분권과 자치분권 내용이 담긴 특별법안을
정부와 국회가 수용하고,
행안부가 빠르게 예산을 확보해
주민 투표 실시 요구 절차를 이행하면
경남 부산 행정 통합도 앞당길 수 있습니다.
네 번째, 울산시의 행정 통합 참여에 대한 입장과
행정 통합 관련 8개 시도지사 긴급 연석회의 제안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최근, 울산광역시가 경남·부산 통합 논의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경남과 부산은 이와 같은 울산의 결단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부울경이 완전히 통합되면
인구 770만 명, GRDP 370조 원 규모의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초광역 지방정부가 됩니다.
울산 시민의 뜻이 수렴되는 대로
경남·부산은 울산과 함께 통합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겠습니다.
끝으로, 행정 통합 관련 8개 시도지사 긴급 연석회의를 제안합니다.
광역자치단체의 행정 통합을 위해서는
특별법을 비롯한 관련법령 제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8개 시도가 법안에 담을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하여
공동으로 제출하는 방안을 제안합니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분권 개혁의
커다란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함께 준비해 나갑시다.
존경하는 시도민 여러분!
경남과 부산은 오래전부터
체계적이고 질서 있는 행정 통합을 준비해 왔습니다.
행정 통합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자
시·도민과 직접 소통하고 토론하며
차근 차근, 그러면서도 흔들림 없이
행정 통합 과정을 밟아 왔습니다.
준비된 경남 부산 행정 통합에 속도를 더하는 것은
이제 정부의 손에 달렸습니다.
정부가 얼마나 성의 있는 자세로
중앙정부의 권한을 과감히 내려놓고
재정 분권과 자치 분권을 담은 특별법을 제정해
통합 자치단체에 권한을 이양하느냐에 따라
경남 부산 행정 통합의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지자체 간 협의를 관망하는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미래상을 설계하고
통합자치단체의 위상과 로드맵을
선제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또한, 중앙집권적 시각에서 탈피하여
일시적인 재정지원을 넘어
지방정부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과감하게 부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통합자치단체의 위상과 자치권 보장 등을 규정한
‘광역자치단체 통합 기본법’을 정부안으로 제정하여
통합의 기준과 원칙을 제시해야 합니다.
나아가 지방분권의 확고한 의지를 담은 개헌을 통해
실효성 있는 지방자치 변화의 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정부의 과단성 있는 결단을 요구하며,
지역 주민의 삶을 바꿀 행정 통합이
결코 지방선거 전략이 되어선 안됨을 강조해서 말씀드립니다.
경남 부산 행정 통합은
행정 체계의 형식을 바꾸는 물리적 통합이 아닌
국가의 구조를 새롭게 정비하고,
지역이 주도하는 균형 발전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
시도민의 삶을 본질적으로 바꾸는 행정 통합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의 흐름을 바꾸고
대한민국 경제·산업 수도로 도약하기 위해
완전한 지방정부를 선택하고자 합니다.
그 길을 시도민 여러분과 함께
차분하지만 단단하게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6년 1월 28일
부산광역시장 박 형 준 경상남도지사 박 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