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제신문 편집국
본 기고는 ‘건강한 물먹기 부산·경남 범시민운동본부 추진위원회’의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산·경남 지역 취수원 문제는 다양한 이해관계와 과학적 검토가 필요한 사안으로, 본지는 향후 관련 기관 및 전문가 의견을 추가로 게재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우리나라 7대 특·광역시의 식수전용댐 공급 비중을 분석해 보면, 서울 인천 대전 광주 울산은 식수를 100% 식수전용댐에서 안전하게 공급받고 있다. 대구시 역시 33.2%를 식수전용댐에서 조달한다. 반면, 낙동강 최하류에 위치한 동부 경남은 100%, 부산은 95.4%를 낙동강 표류수에 의존하고 있어, 전국에서 유일하게 식수전용댐 없이 하천수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지역으로 남아 있다.
부산의 유일한 자체 수원인 회동수원지마저도 갈수기에는 낙동강 원수를 상당량 끌어다 사용하며, 인근 철마면 임기납석 폐광산에서 유출되는 비소, 납 등 중금속 오염수가 유입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면, 회동수원지는 사실상 온전한 식수전용댐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낙동강 유역(510km)에는 259개 공단과 18,200여 개의 공장이 밀집해 있으며, 이들이 배출하는 폐수로 인해 수계 전체가 만성적인 수질오염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페놀, 1,4-다이옥산, 과불화화합물(PFAS) 등 난분해성 미량유해물질은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환경부 공식 통계 기준으로 수질오염 사고가 연평균 20건 이상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현대적 고도정수처리 시설은 여러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지만, 이러한 난분해성 미량유해물질은 충분히 제거되지 않는다는 것이 잠재적인 문제이다. 결국 낙동강에 의존하는 한, 동부 경남과 부산 시민의 식수 안전은 구조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으며, 이것이 바로 새로운 취수원 확보가 절실한 이유이다.
현재 부산시가 추진 중인 창녕 강변여과수 사업은 ‘취수원 다변화’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다음 세 가지 이유에서 그 실효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
AI생성 이미지(제미나이 제작)
첫째, 유럽에서 강변여과수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지역은 취수정이 강 본류로부터 충분한 거리를 두고 있고, 두껍게 발달한 모래 여과층(사토층)을 통해 장시간 자연 여과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창녕 지역의 강변여과수는 취수정이 강 본류에 지나치게 인접해 실질적인 여과 시간이 매우 짧다. 이로 인해 가장 우려되는 난분해성 미량유해물질은 물론, 중금속조차 충분히 제거되지 않은 채로 취수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미량유해물질과 중금속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는다면, 창녕 강변여과수도 기존 낙동강 원수와 별반 다르지 않아 또 다른 정수처리 공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 강변여과수 본래의 장점인 ‘자연 정화를 통한 수질 개선’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이는 실질적인 취수원 다변화가 아니라 단순히 취수 지점만 이전한 것에 불과하다.
셋째, 비용 부담의 비합리성, 실질적 수질 개선 효과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창녕 강변여과수 도입 시, 수자원공사에 톤당 181원의 원수대금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 정수처리 비용까지 더해지면, 부산시민이 필요한 102만톤/일 중 41%의 물량만 확보하면서도 부산 시민의 수도 요금이 30% 이상 인상될 수 있다. 수질 개선 없이 비용만 가중되는 이 구조는 정책적 정당성을 전혀 찾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창녕 강변여과수 사업은 취수원 다변화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현장의 지질·수리 조건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이 강행된다면, 시민의 혈세만 낭비될 뿐 식수 안전은 담보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동부 경남과 부산 시민이 진정으로 건강한 물을 마시기 위해서는, 수질오염에 취약한 낙동강 의존 구조를 근본적으로 탈피해야 한다. 오염 위험이 전혀 없는 지리산 청정수를 100% 확보할 수 있는 산청 덕산댐 건설이야말로 실현 가능한 취수원 확보의 실질적 대안이다. 이를 위해 관련 정치인과 담당 공무원은 탁상공론을 넘어, 현장 실사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책 결정을 내려야 할 책임과 사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