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 전경부산시와 경상남도가 ‘지방분권형 행정통합’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양 시·도는 중앙정부의 입장 표명을 기다리기보다, 재정·입법·개발 권한을 대폭 이양받는 내용을 담은 ‘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을 국회에 직접 제출하며 2028년 통합을 향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부산시(시장 박형준)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부산·경남 양 시·도지사와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남·부산 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산업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하고 기자회견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특별법 대표 발의자인 이성권 국회의원을 비롯해 부산의 조경태·박수영 의원, 경남의 정점식·강민국·최형두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해당 법안은 부산·경남 지역 국회의원 30명이 공동 발의했다.
이번 특별법은 단순한 행정구역 통합을 넘어, 대한민국 지방분권형 행정통합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중앙정부 중심의 권한 구조에서 벗어나 지방이 주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법안의 핵심은 ‘파격적인 권한 이양’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대폭적인 재정 분권 ▲자치 입법권 및 조직권 확보 ▲재정 운용 자율성 극대화 ▲기업 유치 및 산업 육성에 대한 전권 부여 ▲토지 이용 및 지역 개발권 회복 등이 포함됐다. 사실상 준연방제 수준에 가까운 권한 구조를 염두에 둔 설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그동안 정부에 ‘통합 기본법’ 제정을 수차례 건의했으나 명확한 입장을 받지 못하자, 지방 주도의 통합 로드맵을 현실화하기 위해 이번 특별법 발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는 더 이상 정책 결정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없다는 위기 인식이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특별법은 주민투표를 통해 시·도민의 의사를 최종 확인한 뒤 시행되도록 부칙에 명시됐다. 양 시·도는 법안 발의와 별도로 연내 주민투표 실시를 추진할 계획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방분권형 행정통합은 지방이 스스로 생존 전략을 찾기 위한 절박한 선택”이라며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 수도권에 대응하는 경제·산업 수도로 도약하기 위한 여정에 시민들의 동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경남 행정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인구 약 800만 규모의 초광역 경제권이 형성되며,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하는 국가 균형발전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다만 재정 분권의 범위와 중앙정부 권한 이양 수준, 주민투표 결과 등이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