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고] 호르무즈發 뉴노멀, '유가 상한제'를 재평가해야 하는 이유
  • 기사등록 2026-04-30 14:48:28
  • 기사수정 2026-04-30 14:50:24
기사수정

류승우(대진대학교 국제경영학과 교수)현재 우리 정부는 긴급경제조치권을 근거로 '유가 상한제(Price Ceiling)'를 시행 중이다. 경제학 교과서적 관점에서 가격 상한제는 공급 부족과 암시장 형성이라는 부작용이 이점보다 크다고 평가받는다. 실제로 1970년대 제1, 2차 오일쇼크 당시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가 이를 시행했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던 전례가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직면한 위기는 70년대의 그것과는 궤를 완전히 달리한다. 


이는 일반적인 가격 상한제의 부작용을 우려하기보다, 오히려 그 긍정적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는 신호다.70년대 중동발 오일쇼크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이스라엘 침공에 대한 보복으로 자발적 감산을 단행한 결과였다. 즉, 정치적 협상에 따라 언제든 석유 공급이 재개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의지'의 문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가격 상한제는 패착이 되기 쉽다. 공급자가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소비자에게 물량을 빼돌려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유인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함께 발생한 위기는 차원이 다르다. 산유국이 의지대로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닐뿐더러, 지정학적 조건으로 인해 공급망 자체가 물리적으로 차단되었다. 무엇보다 치명적인 점은 산유 시설의 상당 부분이 파괴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이번 오일쇼크가 단기간에 끝날 해프닝이 아니라, 장기적인 구조적 위기임을 의미한다.


AI생성 이미지원유는 산업의 젖줄이다. 원유에서 추출되는 나프타는 종량제 봉투부터 각종 플라스틱 제품에 이르기까지 현대 문명의 거의 모든 물품을 만드는 기초 원자재다. 유가 상승은 곧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의 근간인 가격 경쟁력을 갉아먹는다. 뿐만 아니라 휘발유와 경유는 단순한 운송비를 넘어 공장 생산 라인을 가동하는 핵심 에너지원이다. 식당에서 음식을 만들기 위해 가스가 필수적이듯, 경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상회하는 현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감내해야 할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산유 시설 파괴와 봉쇄가 지속되는 한, 고유가는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공급 자체가 물리적으로 제한된 상황에서는 가격을 풀어준다고 해서 공급이 늘어나는 경제학적 선순환을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정부의 유가 상한제는 가계와 기업의 파산을 막는 최후의 보루로서 부작용보다 실익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이러한 본질적 차이를 외면한 채 진영 논리에만 매몰되어 있다. 단순히 주유소 업자의 이익 침해라는 지엽적인 시각에 갇혀 국가 경제 전체의 안위는 뒷전으로 밀려난 모양새다.지금은 진영을 떠나 무엇이 대한민국 국익에 이로운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위기를 직시하는 냉철한 시각과 공동체를 위한 애국심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6-04-30 14:48:28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부산광역시교육청
부산항만공사 150년
한국전력공사 부산울산본부
부산경제진흥원
2026 02 06 부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부산교통공사 새해인사 배너
부산시설공단
부산환경공단
BNK경남은행 리뉴얼
한국전력공사_4월_변전소나들이
2025년도 부산 스마트공장(기초) 구축 …
최신뉴스더보기
15분도시 부산
한국도로공사_졸음쉼터
대마도 여행 NINA호
2024_12_30_쿠쿠
은산해운항공 배너
한국수소산업협회
부산은행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