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김성봉(본지 회장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IS) 전망치가 98.0에 머물며 4개월 연속 기준선(100)을 밑돌고 있어 지금 한국경제는 거대한 ‘반도체 착시’에 빠져있다. 실제 현장의 체감온도인 6월(93.2), 무려 4년 5개월째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 대외 수출 지표가 연일 청신호를 켜고 있음에도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산소포화도는 왜 이토록 희박한가. 답은 명확하다.  

 

전체적인 수출 전망은 4년 9개월 만에 2개월 연속 긍정을 기록하며 체면을 유지하고 있으나 내막을 살펴보면 철저한 양극화이다. 인공지능(AI) 바람을 탄 반도체(전자·통신장비 112.5)와 의약품(125.0)만 뜨거울 뿐, 석유화학. 자동차, 금속가공 등 전통적 제조 주력업종들은 일제히 100을 밑돌며 얼어붙었다. 

 

이러한 양극화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었다고는 하나 그간 고유가·고물가 국면에서 누적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부담은 고스란히 기업의 채산성(92.1) 악화로 이어져 독이 됐다. 내수 침체로 물건이 팔리지 않으니 재고가 쌓이고 기업들의 자금사정(91.5)을 옥죄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자금사정 전망이 전 부문 중 가장 낮다는 점은 기업들의 기초체력이 한계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자금이 돌지 않으니 투자(95.5)와 고용(94.9) 전망도 동반 실종됐다. 따라서 당장의 생존이 급한 기업들에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기대하기란 연목구어(緣木求魚)이다. 

 

그나마 휴가철 숙박 외식 등 비제조업이 일시적 숨통을 튀었을 뿐, 나라 경제의 심장인 제조업 전반에는 냉기만 가득하다. 이는 반도체라는 단 하나의 기둥에 의존하는 건물은 외풍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착시에 벗어나 경제 전반의 온기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확고한 정책적 기조 변화와 기업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한국경제의 체질 개선을 위한 처방으로 일시적 유동성 위기 기업을 위한 맞춤형 금융지원으로 자금경색을 해소시켜 주거나 내수 활력을 위한 방안을 강구, 세제 혜택 기반의 기업 투자 유도 및 소비를 진작하고 핵심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로 노사 갈등을 중재해 구조적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첫째, 지표상 수출 호조를 이유로 전반적인 긴축 분위기를 고수해서는 안 된다. 흑자 도산 위험에 직면한 비반도체 중소·중견 제조업체들을 위해 자금 조달 문턱을 낮추고 정책금융 공급을 확대해 자금시장 동맥경화를 풀어야 한다.  

 

둘째, 기업 투자를 유도할 세제 혜택과 내수진작책이 연계되어야 한다. 기업이 곳간을 열어 투자를 재개할 수 있도록 R&D 및 시설 투자 세액공제를 과감하게 확대해야 하며 여름 휴가철 특수가 일회성 소비에 그치지 않도록 국내 관광 및 내수 활성화 정책을 강력히 밀어붙여 침체된 내수(96.9)시장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 

 

셋째, 원가 부담 완화와 노사 리스크 등 내부 발목을 잡는 요인을 제거하고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원자재 가격 변동 리스크를 정부 차원에서 완충해 주는 한편, 최근 기업경영의 핵심 리스크로 대두된 노사 갈등에 대해 소모적 대립을 줄일 수 있는 제도적 중재 능력을 발휘할 때이다.  

 

특히, 반도체 독주를 축하하되 그 호황의 그늘에 가려 신음하는 다수 제조업의 비명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4개월 연속 부진이라는 BSI의 경고는 지금 당장 우리나라 경제의 기초체력을 보강하라는 마지막 신호이다.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6-06-25 08:53:14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고리원자력본부
부산광역시교육청_260130
2026 02 06 부산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한국전력공사 부산울산본부
부산경제진흥원
부산시설공단
부산교통공사 새해인사 배너
부산환경공단
최신뉴스더보기
대마도 여행 NINA호
2024_12_30_쿠쿠
한국수소산업협회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