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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9.11 테러 사건에서 보듯 테러는 21세기 세계화 시대에서 목격할 수 있는 이질적인 문화의 갈등과 종교적인 갈등에서 빚어지는 현대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탈레반에 의한 우리 국민의 피살, 피랍사태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세계화 공간에서 발생한 소규모 국지 전쟁인 것이다.

때문에 이번 전쟁은 힘의 논리에서 가늠되는 국가 위상을 토대로 수행되는 외교당국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은 물론 한국 언론의 실태와 현주소도 동시에 밝혀지게 된 것이다.

“취재지원 선진화”를 부정하고 언론자유를 부르짖던 한국 언론은 이번 피랍사태를 맞아 직무유기한 현장이 국제사회에 적나라하게 드러나 정말 창피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나라 언론 수준은 그 사회 발전의 척도로써 이번 사태는 한국 언론이 사건에 임하는 의지와 실력부족 등 총체적인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 꼴이 됐다.

물론 정부가 한국 기자들은 납치범들에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현지 취재를 적극적으로 만류했고 아프간 정부에 입국 비자를 거부하도록 요청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몇 언론사가 두바이 주재 아프간 영사관에서 아프간 입국 비자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현지 취재를 포기할수 밖에 없는 또한 이유로는 아랍어 구사능력과 이슬람문화에 대한 전문 지식 및 취재정보망이 없어 현장 취재를 가봐야 정확한 취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이슬람권의 정통한 소식에 따르면 이슬람은 기독교로부터 받은 피해로 수백년동안 적대의식에 젖어 있으며 탈레반의 모든 삶은 종교와 직결되는 것으로서 아프간에서 기독교를 선교하겠다는 사람들은 이슬람을 정복하기위해 침략한 십자군(AD 1095부터 200년간)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문화의 괴리감이 있는데도 전문지식 없이 현장 취재에 임한다는 것은 무모한 일일 것이다. 때문에 한국 언론들은 현지 통신원, 프리랜서 기자 등의 협조로 뉴델리, 카이로와 같은 아랍권 주변국에서 취재에 임한 것이다.

그러나 외신들은 현장 위주로 생생한 보도를 했으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일본 기자들이다. 이들은 피해 당사국도 아니면서 주요 신문, 방송, 통신할 것없이 현장을 누비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어 한국 언론 역시 NHK 방송이나 아사히 신문기사 등을 자주 인용, 보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한국인 납치 현장에 한국 기자만 없는 이 기막힌 현상을 한국 언론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중요 사건 현장에 기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취재의 기본이 아니던가?!

미국의 유명한 종군 앵커 윌터 크롱카이트는 베트남 전선 취재를 마치고 돌아와 “우리는 이 전쟁을 이길 수 없다” 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반전 여론이 미국 조야를 환기시켰으며 끝없는 소모전쟁으로 이어지던 베트남전에서 미국은 손을 놓게 된것이다. 이와 같이 언론의 사명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이번 경우에도 한국 정부도 탈레반을 압도할 물리적인 힘이나 외교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 못했으며 우리 언론 또한 취재력 부재면에서 한국 언론의 취약한 국제 경쟁력을 드러냈던 것이다.

그래서 외신을 인용보도 하다보니까 외신의 오보를 그래도 확대 재생산하는 해프닝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번 경우에도 한국 언론은 정부와 보다 깊이 있는 대화로 이해의 편차를 좁혀 아프간에 입국 했어야 하며 취재 기자는 이슬람권에 정통한 전문가를 대동하여 현지 취재에 임했어야 했다.

금후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아프간 사태는 중동 및 이슬람권 전문기자 양성이 시급함을 우리에게 교훈으로 일깨우고 있으며 이 사건이 우리 언론에 던진 장기적인 과제라면 우리 시각으로 사건을 보고 분석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언론계 일각에서 지적한바 있는 풀기자단을 구성해 보내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 볼 사안으로서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이 함께 해야 가능하다고 본다. 이같은 조치는 정부나 언론 공히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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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7-08-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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