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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씨 학력위조 사건으로 우리사회가 벌집수셔 놓은 듯 시끄럽다. 호들갑을 좋아하는 언론이 매일 대서 특필함으로써 학계뿐아니라 연예계를 비롯한 각계 각층 사회와 심지어 공직자에게까지 학위허위 사실여부를 재차 확인하는 현상까지 이르렀다.

지나치게 학벌위주로 성장해온 우리사회의 어두운 한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학벌이 중시되는 중요한 이유는 전통사회에서 근대사회로 넘어오면서 개인의 역량을 평가하는 가치를 능력보다는 학력으로 기준을 삼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너도나도 할것없이 배우지 못한것을 한스럽게 여기고 자식에게는 배우지못함을 대물림 할수 없다는 생각에 교육열이 고조된것이다.이는 다시 교육의 무한 경쟁을 낳았고 학벌사회를 강화하는 악순환을 조성했다. 학벌이 얼마나 위력을 과시했느냐는 우리가 일요일마다 접하는 결혼식장에서도 엿볼수 있다.

신랑은 무슨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온것이 개인의 재산화된것을 우리는 볼수 있다. 뿐만아니라, 사람을 처음 소개받거나 인사하게 되었을때 아주 자연스럽게 “그사람 어느대학을 나왔어?”라고 묻고 대답하는 사례가 바로 대한민국 사회다.

출신대학에 따라 능력은 물론 교양과 인품까지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구별하려는 경향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우리 사회에서 과연 몇 명이나 될것인가? 그러나 요즘들어 우리사회도 점차 학벌위주사회에서 실력이나 경력위주의 사회로 패르다임이 바끼고 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동국대학교는 신정아씨의 허위학력사건에 휘말리고 있으나 얼마전 방송통신대 2년 학력이 전부인 “문화게릴라” 이윤택 연출가를 교수로 임용했으며 서울예술대학은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인 극작가 이강백씨를 교수로 기용한바 있다.

그리고 초등학교를 중퇴한 명창 안숙선씨는 학국예종 교수로 재직중이다. 한국토종 발래리나 1호 박선희(41)씨도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으나 몇 년전 무대생활을 접고 모교인 선화예고에서 발래교사로 재직중이다. 이러한 예는 선진국 또한 사회관례화 되어있다.

미국 최고의 예술대학으로 손꼽는 컬럼비아 대학교 예술학부의 경우 루마니아 연극영화 연구소 수학이 전부인 “안드레이 서반”을 교수로 임명했다 그는 “토니상, 오비상”을 휩쓸고 피터브룩과 공연하는 등 연극연출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 대학측은 그의 경력을 인정하고 정교수로 임명한 것이다.

또한 영국의 센트럴스쿨오브스피치앤드라마 교수도 학위가 아닌 경력을 인정받아 교수로 임용되었으며, 프랑스 예술대학의 경우는 문화행사 현장에서 인정받은 전문가가 교수로 임용되는 것이 상례화 되어 있다.

이와같이 국내외적으로 “가방끈” 신분사회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현상이나 우리사회는 아직까지도 학력위주의 특권의식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어 이의 시정이 요망된다. 이러한 학력신분 사회를 철폐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의식변화도 중요하다.

공적 영역에서는 비판하면서도 사적영역에서는 학벌을 따지는 우리의 이중의식이 학벌사회를 재생산 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는것이다. 우리의 심중에 도사리고 있는 반민주적인 학벌의식과 결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로인한 현대판 신분사회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몇일 전 서울대학 교수직을 정년 퇴임한 국사학과 정옥자교수(65)는 학력위조사건에 대해서 “학벌없어도 우뚝선 사람이 많다.”며 학력이 높을수록 창조력이 줄어든다고 밝히고 너무 학교라는 틀속에 박혀 있어서 개발력이 퇴색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세대 김호기 사회학과 교수 역시 학벌사회의 개혁은 꼭 실시되어야 한다고 밝힌바 있고, 필자 역시 학벌사회가 지속되는 것은 현대판 신분 사회가 형성된다고 보아 기회있을때 마다 학벌제도 철폐를 역설한바 있다.

그 방법으로는 대학간의 서열을 해체하기 위한 대학 평준화를 제도화해 국립대학을 네트워크하여 중앙과 지방대학의 차별을 없애게하고, 점차적으로 능력사회로 가기위한 제도적 장치를 포함한 사회조직들은 학벌이 아닌 능력을 중시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할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문제점의 분석과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 구체적인 한 방법으로는 먼저 대통령 국회의원 각 지방의원 등 각종 선거후보자의 학력란을 없애고 자격과 경력란을 기재하도록 해야 한다.
기타 신규인력을 채용할 때 학력기재란을 삭제함은 물론, 공직의 경우 지역할당제를 실시하고 학벌에 따른 차별금지 법안도 적극추천하여 능력위주의 실력사회가 형성되도록 법제화 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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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07-09-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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