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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킨텍스에 울려 퍼진 히말라야의 울림, 한국과 네팔을 잇는 ‘성숙한 흥(興)’
  • 기사등록 2026-09-28 14:48:43
  • 기사수정 2026-09-28 14: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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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범 (케이피네트웍스 전략본부장 / 유엔후손지원재단 서울센터장)

지리적으로 한국과 네팔은 멀리 떨어져 있다. 한반도는 동해를 품고 있고, 네팔은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히말라야 산맥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두 민족의 삶과 정서를 깊이 들여다보면 놀라울 정도로 닮은 정서적 젖줄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인간과 자연, 그리고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주는 강렬한 에너자인 ‘흥(興)과 신명’이다.


지난 2026년 9월 25일, 일산 킨텍스(KINTEK) 제2전시장 10홀에서는 이러한 두 민족의 정서적 교감이 가장 찬란하게 빛난 순간이 펼쳐졌다. 네팔의 국민 록밴드 ‘네파트야(Nepathya)’의 내한 공연을 축하하기 위해 국내에 체류 중인 네팔 유학생, 계절근로자, 전문인력 및 그 가족 등 4,000여 명의 네팔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현장에서 목격한 그들의 모습은 단지 고국의 음악에 환호하는 관객에 그치지 않았다. 역사와 지리적 환경을 극복하며 다져온 두 민족 특유의 ‘공동체적 흥’이 대한민국이란 땅 위에서 아름답고 성숙한 질서로 승화하는 현장이었다.


역사적·지리적으로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로 이루어진 환경은 두 민족에게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공동체적 지혜를 안겨주었다. 한국의 ‘두레’와 ‘품앗이’처럼, 험준한 산악 지대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삶의 시련을 노래와 춤으로 이겨내 온 네팔인의 정서는 한국인의 ‘신명’과 깊이 통한다. 예로부터 음주가무(飲酒歌舞)를 즐기며 오늘날 K-POP과 떼창 문화로 이어진 한국인의 유전자는, 민속 악기 마달을 두드리며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네팔의 문화와 한 치의 이질감도 없었다.


그러나 이날 킨텍스 현장에서 필자가 더욱 깊은 감동과 존경을 느낀 점은 뜨거운 열기 뒤에 숨겨진 ‘성숙한 시민의식’이었다. 4,000여 명이 넘는 대규모 인원이 운집했음에도 불구하고, 질서정연한 입·퇴장, 타인을 배려하는 성숙한 관람 태도, 그리고 공연 후 현장을 깨끗이 정리하는 모습은 깊은 울림을 주었다.


지난 9월 25일, 일산 킨텍스(KINTEK) 제2전시장 10홀에서 열린 네팔의 국민 록밴드 ‘네파트야(Nepathya)’의 내한 공연 포스터(좌측) 및 공연장 모습.현재 한국 사회의 다양한 현장에서 묵묵히 땀 흘리며 지역 경제와 학문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네팔 유학생과 근로자, 그리고 그 가족들은 단순한 이방인이 아니었다. 이들은 타국의 법과 질서를 존중하고, 스스로 품격을 지키며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는 우리의 소중한 이웃이자 동반자였다.


히말라야의 산바람과 한반도의 들바람 속에서 각자 피워낸 ‘흥’이라는 문화적 꽃은, 이제 대한민국이라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터전 위에서 아름다운 질서와 존중이라는 결실을 맺고 있다. 문화적 공감대를 넘어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한국 사회와 깊이 호흡하는 네팔인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 킨텍스를 가득 채웠던 그날의 뜨거운 함성과 성숙한 질서야말로, 향후 한국과 네팔이 함께 써 내려갈 동행의 가장 밝은 이정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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