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제신문 편집국
이 학 춘 동아대 명예교수, (사)ESG탄소중립연구원 이사장 / 연락처 010-2318-9855
부산 북항을 찾아온 상어를 먼바다로 내보내는 일이 '관리'라는 이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환경 전문가의 눈으로 볼 때, 이는 생태의 기본 원리를 외면한 반생태적 처사다.
상어가 산란 전후로 연안을 찾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알을 낳고 새끼를 낳는 일은 어미의 체력을 크게 소진시킨다. 먹이가 풍부하고 수온이 안정적인 연안은 회복을 위한 피난처이고, 얕은 바다의 바위와 해조류, 방파제 그늘은 새끼가 포식자를 피해 자라는 보육장이 된다. 해양 생태학에서 오래 다뤄 온 상식이다.
문제는 이 길목을 막는 순간 생태적 손실이 연쇄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산란지를 잃은 어미는 불리한 곳에 알을 낳거나 번식 기회를 놓치고, 먼바다로 내몰린 개체는 먹이 확보에 실패한다. 어린 개체는 처음부터 포식자에 노출된다. 안전을 이유로 한 조치가 오히려 개체군의 지속 가능성을 해치는 것이다.
야생 동물에게 서식지 선택권은 생존 그 자체다. 동물은 사람이 정한 항만과 외해의 경계를 알지 못하고, 먹이와 수온과 안전을 따라 이동한다. 최상위 포식자가 스스로 찾아왔다는 것은 북항이 먹이와 은신처를 갖춘 살아 있는 바다라는 신호이며, 위협이 아니라 생태 건강의 지표로 읽어야 한다.
'산란하러 온 상어를 쫓아내는 항구, '해양수도'라 부를 수 있는가' 인포그래픽행정의 실책은 더 뼈아프다. 산업 항만 이미지가 강했던 북항에 상어가 제 발로 찾아온 일은 돈으로 살 수 없는 홍보 자산이었다. 조사와 모니터링으로 생태 회복의 성과를 국제 사회에 알리고, ESG 도시 브랜딩과 시민 교육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해양수도를 자처하는 부산시가 택한 것은 퇴출이었다. 관찰 체계도, 전문가 자문도, 시민 안내도 보이지 않는다.
시가 답해야 할 질문도 남는다. 퇴출의 근거는 무엇이었는지, 산란과 보육 가능성을 살핀 생태 검토가 있었는지, 결정 과정에 해양 전문가가 참여했는지를 시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설명 없는 퇴출은 행정 편의일 뿐이다.
시민 안전은 당연히 중요하다. 다만 상어가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며, 필요한 것은 퇴출이 아니라 관찰과 안내, 접근 통제를 아우르는 공존 대책이다.
부산시는 지금이라도 쫓아내기를 멈추고 전문가 자문단을 꾸려 서식 여건을 조사해야 한다. 생명이 스스로 고른 터전을 지켜 주는 것, 그것이 해양수도가 보여 줄 수 있는 가장 성숙한 친환경 행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