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의 중형 가스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HD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선을 건조하며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탄소중립 압박이 거세지는 글로벌 해운업계에서 암모니아가 핵심 연료로 부상하는 가운데, 이번 성과는 미래 선박 기술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HD현대중공업은 9일 울산 조선소에서 4만6000㎥급 중형 가스운반선 2척에 대한 명명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해당 선박은 암모니아와 기존 연료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DF) 엔진이 탑재된 세계 최초의 사례다.
이날 행사에는 주원호 사업대표를 비롯해 벨기에 선사 EXMAR 관계자와 Nicolas Saverys 회장, Bruno Jans 주한 벨기에 대사 등이 참석했다. 선박 이름은 벨기에 도시에서 따온 ‘안트베르펜’과 ‘아를롱’으로 명명됐다.
이번 선박은 길이 190m, 너비 30.4m 규모로, 자체 설계한 화물창 3기를 통해 암모니아와 액화석유가스(LPG)를 동시에 운송할 수 있다. 특히 추진축을 활용한 발전 시스템과 질소산화물 저감 장치를 적용해 친환경성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확보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안전 기술이다. 암모니아는 독성이 강해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돼 왔는데, 실시간 누출 감지 시스템과 배출 회수 장치를 적용해 위험 요소를 최소화했다. 기술적 난도를 고려하면 단순한 ‘첫 건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연료로, 저장과 운송 측면에서도 수소보다 유리하다. 극저온이 필요한 액화수소와 달리 상대적으로 낮은 조건에서 보관이 가능하고, 동일 부피 기준 저장 밀도도 더 높다.
International Energy Agency(IEA)에 따르면 해운업계에서 암모니아 연료 비중은 2030년 8%에서 2050년 46%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대체연료 수준을 넘어 해운 산업의 ‘주력 연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HD현대중공업은 이미 EXMAR와 Trafigura 등으로부터 총 8척의 암모니아 추진선을 수주하며 시장 선점에 나선 상태다. 앞서 메탄올 추진 선박에서도 세계 최초 기록을 세운 바 있어 친환경 선박 기술에서 연속적인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주원호 사장은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암모니아 추진선을 세계 최초로 건조한 것은 의미 있는 이정표”라며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친환경 선박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