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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약수 샘물(4)] 탄산과 미네랄이 빚어낸 ‘톡 쏘는 생명의 물’ 세종·세조 안질 고친 ‘초정약수’ 이상철 기자 2026-08-20 13:33:06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초정리 초정행궁에 위치한 초정약수터.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초정리에는 오래전부터 특별한 물이 솟아났다. 물맛이 후추처럼 톡 쏜다고 해서 ‘초정(椒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지는 초정약수다.


조선시대부터 왕실이 찾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만큼 역사성이 깊은 이 약수는 오늘날에도 탄산과 각종 미네랄을 함유한 광천수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실시된 수질 및 성분 분석에서는 칼슘·마그네슘·칼륨·나트륨·실리콘 등 주요 미네랄뿐 아니라 크롬3가(Cr³⁺), 스트론튬(Sr), 셀레늄(Se), 란타늄(La) 등 미량 성분도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초정약수의 특징은 단순히 ‘물맛이 좋다’는 데 있지 않다. 오랜 역사와 탄산수 특유의 물성, 그리고 다양한 용존 미네랄이 어우러져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약수 가운데 하나로 평가할 만하다.


조선 왕실을 매료시킨 약수… 동국여지승람에도 기록 


조선 시대 지리서인 «동국여지승람»에는 "초수(椒水)는 고을 동쪽 39리에 위치하며, 그 맛이 후추와 같으면서 차고, 이 물에 목욕을 하면 병이 낫는다"는 기록이 명시되어 있다. 특히 조선의 성군 세종과 세조가 안질(눈병) 치료 및 휴양을 위해 직접 초정리를 방문해 병을 고쳤다는 역사적 사실은 왕실에서도 초정약수를 얼마나 귀히 여겼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후 1910년대 외국 전문기관을 통해 세계적 광천수로 고증되었으며, 1972년 언론 보도 등을 거쳐 미국 식품의약국(FDA) 검사에서도 고혈압, 당뇨병, 위장병, 피부병, 안질 등의 증상 완화에 효험이 있음을 인정받은 바 있다.  


'매년 10월에 열리는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 행사 장면.약산성 탄산과 안정된 6각 구조의 수질 특성


최근 진행된 수질 검사 분석 결과, 초정약수의 수소이온농도(pH)는 6.2로 나타나 국내 먹는샘물 기준치(5.8~8.5)를 안정적으로 충족하는 약산성 물로 확인됐다. 물속에 풍부하게 함유된 탄산이온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약산성을 유지시키는 구조다.  


특히 산화환원전위(ORP)는 -5.8mV를 기록해 일반 물에 비해 미네랄이 매우 고르고 안정되게 용존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물 분자 집단이 작고 견고한 6각 구조를 형성하고 있어 인체 흡수율이 높다는 분석이다. 


전기전도도 역시 344µS/cm로 타 약수 대비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음이온 성분 중 인산이온은 검출되지 않은 반면 탄산, 황산, 질산이온 등이 고루 분포해 있는 것이 고유한 특징으로 꼽혔다.  



칼슘·나트륨·실리콘에 크롬·스트론튬 등 미량원소 검출


초정약수의 주요 미네랄 성분을 분석한 결과, 나트륨(19.5mg/ℓ)과 실리콘(13.4mg/ℓ)의 함량이 가장 높았으며, 칼슘(10.28mg/ℓ), 마그네슘(5.4mg/ℓ), 칼륨(3.5mg/ℓ)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약수들과 달리 미네랄 농도가 고르게 분산되어 있는 최적의 비율이다.  


무엇보다 주목받는 점은 일반 물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기능성 미량원소의 존재다. 크롬3가(Cr³⁺)가 23.20µg/ℓ 검출되었는데, 이 성분은 인슐린 반응 활성화 및 혈당 정상화, 콜레스테롤 증강 작용을 통해 당뇨 예방 및 완화에 기여하는 핵심 물질이다. 


또한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과 뼈 경화에 도움을 주는 스트론튬(Sr)이 251.39µg/ℓ라는 높은 농도로 검출되었으며, 혈압 강하 작용을 돕는 란타늄(0.12µg/ℓ)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장수촌 수질과 유사… "무분별한 과다 음용은 주의"


세계 주요 장수촌 물과의 비교 연구에서도 초정약수는 우수한 성적을 나타냈다. 장수촌 평균 물 수질과 비교했을 때 미네랄의 절대적 양에는 일부 차이가 있으나 전체적인 분포 경향성이 대단히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단, 장수촌 물은 칼슘 비중이 가장 높은 반면 초정약수는 나트륨 성분이 가장 높다는 점에서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  


수질 전문가들은 "초정약수는 천연 미네랄과 약용 성분이 풍부한 우수한 광천수이지만, 무분별한 샘물 채취는 수질 저하 및 주변 환경 훼손을 초래할 수 있다"며 "약산성 탄산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매일 일반 음용수처럼 과도하게 마시는 것은 지양하고, 적정량을 지켜 섭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선의 왕들이 찾았던 ‘톡 쏘는 물’ 초정약수. 이제는 전설적인 명성을 넘어 수질·지질·미네랄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보존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연자원으로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있다.


* 본 기사는 <한국의 약수·샘물>을 조사·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인용된 수치는 해당 조사 시점의 분석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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