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상공회의소 전경.부산 노동시장에서 중장년층이 ‘보조 인력’이 아닌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 경험과 책임감을 높이 평가하고, 중장년 구직자는 재교육과 재도전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며 채용시장 주력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 산하 부산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는 8일 부산지역 중장년(40~59세) 노동시장 실태와 산업별 인력 수급 현황을 분석한 「부산지역 중장년 일자리 실태 및 인력 수급조사」 분석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부산지역 52개 산업, 1,515개 기업과 1년 이내 취업 의향이 있는 중장년 구직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기업과 구직자를 동시에 조사해 인력 수급 구조와 미스매치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점이 특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 전체 근로자 54만7,984명 가운데 중장년층 비중은 49.8%로, 이미 노동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채용과 퇴직에서도 중장년 비중이 각각 35.7%, 36.0%로 나타나 산업 현장에서 중장년층이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기업 인식 역시 긍정적이다. 중장년 채용 의향이 있는 사업체 가운데 82.0%가 중장년 채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숙박·음식점업, 운수·창고업, 제조업 등에서는 청년층 인력 부족을 보완할 대안으로 중장년 인력을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층의 강점으로는 실무 경험과 숙련(69.4%), 성실성과 책임감 등 업무 태도(58.6%)가 높게 평가됐다. 다수 산업에서 경력직 채용 수요가 높아, 중장년의 노하우와 현장 대응력이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직자들의 일할 의지도 뚜렷했다. 희망 경제활동 지속 시기는 ‘65세까지’가 29.3%로 가장 많았고, ‘가능하다면 계속 일하고 싶다’는 응답(27.0%)까지 포함하면 과반 이상이 재도전과 평생현역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훈련 참여 의향도 87.3%에 달해,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적응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임금 수준에서는 조정이 필요한 과제로 지적됐다. 중장년 구직자의 희망 월 임금은 평균 270만 원으로, 기업이 제시한 평균 248만 원과 약 22만 원의 격차가 발생했다. 특히 제조업(71만 원), 시설관리업(84만 원),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47만 원)에서 격차가 크게 나타나 업종별 맞춤형 접근이 요구된다.
부산인자위 심상걸 국장은 “중장년층이 이미 부산 산업 현장의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았고, 경력 전환과 업스킬 의지도 매우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임금 책정, 직무 역량 검증, 근로환경 개선이 병행된다면, 부산 4050 채용촉진 지원사업과 같은 정책을 통해 충분히 인력 미스매치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고령화와 인력난이 동시에 진행되는 부산 산업 구조 속에서, 중장년층이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떠받치는 현실적 해법임을 수치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