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건설사 5곳이 내부순환(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민간투자사업 제2공구의 공사비 급증과 손실분담 문제를 놓고 GS건설과 이견을 보이고 있다. 당초 88.94%였던 공사 실행률이 준공후에는 124%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지역 건설사들이 부담해야 할 손실이 최소 33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경동건설·동성산업·신화종합건설·정명건설·한웅건설 등 5개사는 지난 8월 21일 부산시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실행률 급증 원인과 초과원가 산정 근거 등에 대한 객관적인 확인을 요청했다.
내부순환(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외부 모습.실행률 88.94%→124% 이상…공사 막바지에 커진 ‘원가 부담’
이번 갈등의 핵심은 공사 실행률이 당초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발생한 초과원가와 그 부담 주체다.
지역 건설사들에 따르면 GS건설이 제2공구의 대표사로 공사 수행과 원가관리를 주도해 왔으며, 사업 초기 제시된 공사 실행률은 88.94%였다. 그러나 공사가 진행되면서 실행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현재는 124% 이상으로 통보받았다는 것이 지역 건설사들의 주장이다.
실행률이 100%를 넘어선다는 것은 계약금액보다 실제 공사원가가 더 많이 투입됐다는 의미다. 지역 건설사들은 이 같은 원가 상승에 따라 자신들이 분담해야 할 손실 규모가 최소 3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이 정도 규모의 손실을 그대로 부담할 경우 부산지역 중소·중견 건설업체의 재무 부담이 급격히 커져 부도나 폐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역사 “원가관리 정보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다”
지역 건설사들은 초과원가 발생 자체뿐 아니라 원가가 어떻게 산정됐는지에 대한 투명성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공사 초기부터 실행률과 원가관리 내역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했지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으며, 지역업체 관리자와 기술자의 현장 참여도 제한됐다고 주장한다.
특히 GS건설이 대표사로서 공사 수행과 원가관리를 주도한 만큼 실행률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상승한 경위와 세부 원가 내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역 건설사들은 최근 GS건설에 보낸 내용증명에서도 초과원가 발생 원인과 손실분담액 산정 근거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양도·양수 요구 놓고도 이견
공동원가분담금과 관련한 채권양도·양수 문제도 갈등의 또 다른 쟁점이다.
지역 건설사들은 GS건설이 공동원가분담금을 청구하면서 지연이자 감면 등을 조건으로 도급기성 채권의 양도·양수를 요구했고, 자신들은 사업의 정상적인 준공을 위해 이에 협조했다고 주장했다.
또 사업 투자금과 사업개발비 등에 대해서도 채권양도·양수를 요구받고 있으며, 관련 요구를 모두 수용하더라도 공동원가분담금 관련 미수금이 130억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지역 건설사들은 채권양도·양수 등에 협조한 것이 GS건설이 주장하는 초과원가나 손실분담 의무를 인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내부순환(만덕~센텀) 도시고속화도로 내부 모습.부산시, 앞선 탄원엔 “직접 개입 한계”
지역 건설사들은 앞서 같은 문제로 부산시에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부산광역시건설본부는 지난 2월 27일 답변에서 해당 사업이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사업시행자인 부산동서고속화도로주식회사가 설계·시공·운영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간투자사업의 계약관계에 대해 부산시가 직접 중재하거나 개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역 건설사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손실 부담 문제 등에 대해 사업시행자 측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지역 건설사들은 이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실행률과 손실 규모가 더 커졌다며 이번에 다시 부산시에 진정서를 냈다.
부산시 “GS건설 입장도 확인”…GS건설 “상생 방안 협의 중”
부산시는 양측의 입장을 직접 확인하고 계약 내용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건설행정과 관계자는 “지역 건설업체들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확인한 만큼 GS건설 쪽의 이야기도 들어볼 예정”이라며 “계약 사항을 살펴본 뒤 부당한 일이 있다면 GS건설 측에 지원을 요청하는 등 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GS건설은 원가 상승이 특정 사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건설업계 전반이 겪은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GS건설 관계자는 “2020년부터 급격한 건설공사 원가 인상으로 당시 공사를 진행한 전국 모든 현장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역 업체의 경영 사정을 고려해 상생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건설사 생존 문제”…부산시 역할 주목
지역 건설사들은 이번 진정서를 통해 부산시에 실행률 상승 원인과 원가관리의 적정성, 초과원가 및 손실분담액의 산정 근거 등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지역업체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의 손실을 일방적으로 부담하지 않도록 GS건설에 책임 있는 해결방안을 요구하고, 부산시가 단순한 협의 주선을 넘어 주무관청 차원의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사안은 공사 준공을 앞둔 민간투자사업에서 급격한 원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대표사와 지역 공동도급사들이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를 둘러싼 갈등이라는 점에서 향후 협의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실제 공사원가와 실행률 산정 내역, 공동도급사 간 계약상 손실분담 기준 등이 구체적으로 확인될 경우 갈등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