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진해지역이 변모하고 있다. 한동안 정체됐던 항만 배후단지에 국내외 글로벌 물류기업의 투자가 이어지며 '동북아 물류의 심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번 투자는 단순한 협약에 그치지 않고 부지 확보와 건설, 가동 단계까지 진행되는 '실행형 투자'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형 물류기업들, 진해로 몰려온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올해 국내외 대형 물류기업의 대규모 투자유치를 연이어 성사시켰다. 10월에는 글로벌 물류 1위 현대글로비스와 1,800억 원 규모의 투자 협약을 맺었다. 진해 웅동배후단지 2단계 내 축구장 13개 크기인 94,938㎡ 부지에 2027년 하반기에 물류센터가 완공될 예정이다. 현대글로비스가 부산항 신항 배후단지에 본격 진출하면서 단순 보관 중심에서 고부가가치형 복합물류 허브로 발전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6월에는 웅동지구 서컨배후단지에서 LX판토스의 글로벌 친환경 물류센터 착공식이 열렸다. LX판토스는 연간 매출 8조 원 규모의 종합물류기업으로, 12만 5천㎡ 부지에 최첨단 물류센터를 신축해 2026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2,470만 달러(한화 335억 원)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포함해 총 1,000억 원이 투입되며, 188명의 신규 고용이 기대된다. 이곳은 해상·항공·철도를 통합한 GLC로 조성되어 고부가가치 가공, 조립, 포장, 항온항습 등 스마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4월에는 인도 물류그룹 올카고유엘에스터미널과 100억 원 투자 협약을 체결했고, 3월에는 나이가이부산물류센터의 260억 원 투자에 대한 조세감면이 확정됐다. 경자청은 건축물 고도 제한을 완화하는 등 규제 혁신을 통해 투자를 이끌어냈다.

산업과 정주가 어우러진 도시로

경자청은 보배복합지구와 웅천·남산지구 개발에 나섰다. 장기간 지연된 웅천·남산지구 개발을 위해 공모를 실시하고, 외국인 주거 수요를 충족할 '고품격 국제 주거 복합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다. 9월에는 보배복합지구 개발 계획 변경안이 경제자유구역위원회에서 의결됐다. 이곳은 물류업종 추가와 지하 콜드체인 시설 설치 등을 통해 복합물류 중심의 신성장 거점으로 변모할 준비를 마쳤다.

글로벌 물류혁신 TF 출범

경자청은 9월 'BJFEZ 글로벌 물류혁신 TF'를 출범시켰다. TF는 산·학·연·관 협력체계로 구성돼 있으며, 주요 물류기업과 연구기관, 대학 교수진이 참여해 정책 실행과 산업 혁신 플랫폼 역할을 맡는다. 이를 통해 해수부 부산 이전 효과를 극대화하고, 복합물류체계와 친환경·스마트 물류 생태계를 조성해 글로벌 거점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현장 중심 지원이 투자유치의 원동력

경자청의 투자유치 성과는 현장행정과 속도행정의 결과다. 박성호 청장은 취임 후 기업 중심 현장행정을 강화하고, 원스톱 행정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조세감면 승인, 인허가 신속 처리, 입지 컨설팅 등 전 과정에서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강화해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외국인 투자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규제 개선과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성호 청장은 "진해는 이제 단순한 배후항만이 아니라 투자와 혁신이 공존하는 글로벌 물류도시로 재탄생하고 있다"라며 "메가 트라이포트 인프라와 연계한 기업 유치와 정주환경 개선을 통해 2040년 진해신항 개항에 맞춰 완성형 글로벌 도시로 만들겠다"라고 밝혔다.